NC 이호준(40)은 1군 엔트리에 등록돼 있는 현역 야수 가운데 최고령이다. 1976년 2월생인 그는 8월생인 이승엽(40ㆍ삼성)보다 생일이 빠르다. 이호준보다 나이 많은 이병규(42ㆍLG)와 조인성(41ㆍ한화)이 2군에 머물고 있어 40대 타자의 기수로 활약 중이다.
지난해 KBO리그를 지배했던 에릭 테임즈(40)가 초반 부진한 가운데 이호준은 18일까지 타율 3할8리(26타수 8안타)에 1홈런, 7타점으로 ‘모범 FA’ 박석민(31)과 든든히 중심타선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최고령 300홈런도 달성했던 이호준은 프로 20시즌째를 보내면서 뜻 깊은 대기록도 추가했다. 지난 15일 롯데전에서 KBO리그 최고령 3,000루타의 금자탑을 쌓은 것. 김경문(58) NC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만 해도 ‘젊은 피’를 선호하는 스타일이었지만 NC의 창단 감독으로 옮긴 이후 신구조화의 필요성을 느껴 자유계약선수(FA)로 이호준을 영입해 중용하고 있다. 2012년 말 SK에서 FA 자격을 얻었을 때만 해도 ‘퇴물’ 취급을 받았던 이호준은 마흔을 넘은 나이에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베테랑이 왜 필요한지 이호준이 또 증명했다. 이호준은 19일 잠실 LG전에서 0-1로 뒤지던 4회초 2타점 짜리 역전 결승타로 팀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호준은 4번 테임즈의 2루타와 5벅 박석민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든 1사 2ㆍ3루에서 LG 선발 헨리 소사(31)의 4구째를 받아 쳐 오른쪽 담장까지 굴러가는 적시타를 쳤다. 3회까지 소사의 강속구에 무득점으로 눌리던 NC 타선은 이호준의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호준은 6회 선두타자로 나가서도 중견수 키를 넘는 2루타로 포문을 열어 추가 득점까지 올렸다.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 2득점의 만점 활약. 이어 8번 지석훈(32)의 쐐기 좌월 투런홈런이 터지며 사실상 승부는 정해졌다.
NC는 7승7패로 5할 승률에 복귀했고, LG는 3연승에 실패해 7승6패가 됐다. NC 선발 에릭 해커(33)는 6⅔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솎아내며 1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 시즌 3승째를 올렸다. 반면 소사는 최고 시속 154㎞의 강속구를 뿌렸지만 6이닝 5실점(4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인천에서는 넥센이 0-1로 뒤진 4회초 2사 1루에서 터진 박동원(26)의 역전 2점 홈런을 앞세워 SK를 3-1로 꺾었다. 넥센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31)는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2승(1패)째를 수확했다. 통산 100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던 SK 김광현(28)은 6이닝 2실점으로 자기 몫을 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 투수가 됐다.
수원에서는 두산이 kt를 3-1로 꺾고 6연승을 질주, 올 시즌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았다. KIA는 광주에서 삼성을 7-2로 물리쳤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인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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