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가 우리나라 전통 누룩에서 찾은 천연 효모로 빵을 만드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앞으로 SPC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쓰일 경우 70억원의 수입물량 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SPC는 19일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이 공동으로 전통누룩에서 발굴한 제빵용 토종 천연효모 ‘SPC-SNU 70-1’로 빵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빵의 핵심인 효모에 대한 독자적인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허영인(사진) SPC 회장의 고집이 일군 결실이라는 게 SPC측 설명이다.
효모는 빵의 발효를 이끌어 맛과 향, 풍미를 좌우하는 제빵의 핵심요소다. 그러나 그 동안 미생물 분야인 천연효모에 대한 기초 연구는 거의 없었다. SPC는 서울대 연구진과 11년간 토종 미생물 1만여 개를 분석한 끝에 제빵에 적합한 순수 토종 효모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 소재 누룩에서 서양의 음식인 빵을 만드는 데 적합한 미생물을 찾아낸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서진호 서울대 교수는 “고유의 발효 미생물 종균이 거의 없는 한국 발효 식품 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쾌거”라고 말했다.
SPC는 이 효모로 만든 파리바게뜨 빵 27가지를 출시했고 순차적으로 삼립식품 등 다른 계열사 제품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SPC 관계자는 “과거 매년 3,000톤씩 70억원에 달하는 이스트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왔는데 앞으로는 자체 발굴한 효모를 써 품질 좋은 빵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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