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국가에서 당 대회는 최고의 정치 행사다. 하지만 북한은 1980년 6차 당대회 이후 35년간 당 대회를 갖지 않았다. 김정일은 5년에 한번 개최토록 한 당규약도 지키지 않으면서 당 대회는 모두 김일성 시대에만 열렸다. 1980년대 이후 심각한 경제난과 주변 공산권의 붕괴 등 대내외 환경이 그만큼 어려웠기 때문이다.
북한 노동당의 최고 기관인 당 대회에서는 당 강령 및 규약이 채택되고 당의 이념과 노선 및 경제정책과 통일방안 등이 제시된다. 광복 이후 처음인 1946년 8월에 열린 1차 당 대회는 북조선공산당과 신민당이 합당한 북조선노동당 창립 대회였다. 당의 성격은 ‘근로대중 정당’으로 규정됐다. 1948년 3월의 2차 당대회에서는 김일성이 당중앙위원장으로 선출되며 권력 장악을 본격화했고, 공화국 정권 설립이 최종 결정됐다. 한국전쟁 이후인 1956년 4월의 3차 당대회에서는 당의 성격이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선봉적이고 조직적인 부대’로 수정되고, 당의 지도이념으로 ‘맑스ㆍ레닌주의’가 공식 명시됐다. 1961년 9월 개최된 4차 당대회에서는 당의 성격이 ‘항일무장투쟁의 영광스러운 혁명전통의 직접적 계승자’로 수정되며 인민경제발전 7개년 계획이 제시됐다. 1970년 제5차 당대회에서는 당의 지도이념으로 맑스ㆍ레닌주의와 함께 김일성의 주체사상이 추가돼 김일성 우상화를 가속화했다. 10년 뒤 개최된 1980년 6차 당대회에서는 주체사상이 당의 유일한 지도이념으로 규정되며 맑스ㆍ레닌주의는 삭제됐다. 또 김정일이 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돼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했다. 사회주의 경제건설 10대 목표도 제시됐고 통일방안으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이 채택됐다. 6차 당대회에는 중국 리셴녠(李先念) 부주석 등 118개국 177개 대표단이 참석해 가장 성대하게 치러졌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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