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차례 1300만원 상당
대형마트에서 고기를 훔쳐 자신의 가게에서 판매한 정육점 사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대형마트에서 상습적으로 육류를 절도한 혐의(상습절도)로 이모(47)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2일 서초구 양재동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에서 90만원짜리 한우 등심 3팩을 몰래 가져 나오는 등 지난해 4월부터 이달 11일까지 81차례에 걸쳐 1,300만원 상당의 육류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폐쇄회로(CC)TV가 없는 장소를 골라 등심이나 삼겹살을 상추 박스에 넣고 그 위에 상추를 덮은 뒤 박스를 원래대로 포장하는 수법을 썼다. 그는 또 점원이 박스 무게 때문에 의심할 경우에 대비해 생수나 쌀 포대 등 무거운 물건을 카트에 함께 담아 계산대 위로 올리지 않은 채 계산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씨의 범행은 육류 재고량과 판매량이 맞지 않는 점을 뒤늦게 눈치 챈 마트 측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그는 지난 11일 또 다시 고기를 훔치러 왔다가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관악구에서 5년간 작은 정육점을 운영해 온 이씨는 영업이 부진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사가 안돼 월세가 밀렸고 육류를 떼 올 돈도 없어 훔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훔친 육류를 시중 가격보다 20%가량 싸게 판매했다”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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