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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Another man's gain (지는 쪽이 있으면 이기는 쪽도 있다)

입력
2016.04.1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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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가 끝이 났다. 야당이 선전해 1당이 되고 다수당이 되었지만 한쪽이 잘해서 얻은 득표라기보다는 국민이 덜 미운 쪽을 선택한 것이다. 한쪽의 패배가 다른 쪽의 이득이 된(One man's loss is another man's gain)것 같지만 그것이 국민들의 선택이고 결과물이다. 흔히 젊은 여성들이 한 남자를 놓고 한쪽은 밀리고 한쪽이 선택을 받을 때 ‘One girl's pleasure is another girl's pain.’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남이 버리는 쓰레기도 다른 사람에게는 보물’(One man's trash is another man's treasure)이라고 말하는데 모두 선택의 결과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야당의 분열에서 어부지리(漁父之利)를 노리며 여유를 부리던 여당이 참패를 당한 점이다. 영어에서 말하는 ‘It is good to fish in troubled water.’에서처럼 물이 혼탁할 때 낚시를 하는 전략이 역전된 꼴이 되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오히려 제3당이 여야의 싸움 틈바구니에서 이득을 챙긴 모양새이기 때문에 ‘Two dogs strive for a bone, a third runs away with it.’ 에 더 가깝다. 두 마리의 개가 뼈를 놓고 다투는 사이 세 번째 개가 나타나 그 뼈를 들고 가버린 결과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착각에 빠져 오만해지는 제3당 소인배 의원들의 처신은 볼썽사납다. 진정 선택받은 사람은 험지에서 당선된 의원들이기 때문이다. 흔히 ‘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라고 말하는데 이는 인생이 레몬을 주면 그것으로 레몬주스를 만들어 먹으라는 말로 불리한 상황을 역이용하라는 가르침이다. 영어에서 lemon은 불량품이나 볼품 없는 사람 혹은 하찮은 존재를 지칭한다. 인생에서 그런 역경이나 멸시가 있더라도 이를 역이용하라고 할 때 ‘If you have lemons, make lemonade.’라고 말한다. 적지에서 승리한 극소수의 당선자들이 진정 국민의 마음을 산 것이 아닌가.

한국 정치에서 코미디 같은 일은 국회의원 출마자들이 대통령의 성을 따라 친박 비박 진박으로 편가르기를 하며 천박한 정치를 한 것이다. 후진국도 이런 후진국이 없다. 그렇게 해서 어떤 박이 다수 득표를 하면 그게 과연 민주주의의 결과인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작가 Doug Gwyn의 말처럼 ‘다수의 투표로 뽑힌다고 그게 진실도 아니다’(Truth is not determined by majority vote.)는 말을 되씹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투표를 하지 않으면 누군가 뽑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투표를 한다(The problem with political jokes is they get elected.)는 말도 있고 Robert Byrne의 말처럼 ‘Democracy is being allowed to vote for the candidate you dislike least.’(민주주의에서는 덜 미운 사람을 뽑는 것)이라는 점을 참고한다면 이번에 뽑힌 자들이 훌륭해서 뽑혔다고 착각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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