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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호 “이번 선거 부산이 디비진 만큼 대화와 타협의 새 정치 보여줄 것”

입력
2016.04.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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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새얼굴](3)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을)

盧 비서관 출신으로 세 번 낙선에도

고향 출마 고집해 ‘큰 형님’ 불려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부산 남구을에 출마해 당선된 박재호 더물어민주당 당선자가 18일 오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정치의 기본을 보여주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부산 남구을에 출마해 당선된 박재호 더물어민주당 당선자가 18일 오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정치의 기본을 보여주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진짜 정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부산 남구을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57) 당선자는 4수 끝에 뱃지를 단 늦깎이 초선이다. 네 번의 도전 끝에 국회 입성에 성공한 만큼, ‘진짜 정치’에 대한 의지도 벼린 세월 만큼 단단해 보였다. 그는 18일 “31년 동안 지켜봤지만 요즘 같은 정치는 처음 본다”며 “대화와 타협, 정치의 기본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부산이 말 그대로 ‘디비진(뒤집혀진)’ 만큼 그는 “지금과는 다른 정치를 보여줄 의무가 이번 당선자들에게 있다”며 결의를 다졌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가 부산에서 5명이나 당선된 성과에 대해 “윗사람 말 한마디에 모든 국회의원들이 얼어붙는 불통 문제, 계파간의 싸움으로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인들에 대한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청와대 눈치 보는 여당을 겨냥해 내세운 ‘우리는 누구 눈치 보지 않는다’, ‘민생부터 해결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구호가 주효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1986년 신민당 시절 국회의원 비서관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해 김영삼ㆍ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그는 2004년 17대 총선에 출마하며 첫 국회의원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 탄핵 역풍 속에서도 고배를 든 이후 19대까지 내리 좌절의 쓴맛을 봤다. 하지만 그는 부산을 떠나지 않으며 ‘의리’를 지켰다. “사람들이 ‘서울로 갔으면 진작에 당선됐을 사람이 바보처럼 되지도 않는 데 나서서 자꾸 떨어진다’고 했지만 부산에서 나고 자라 대학까지 다닌 고향을 버릴 수 없었다.” 세 차례 모두 40% 안팎의 적지 않는 지지를 받았음에도 지역주의에 갇혀 번번히 날개가 꺾였던 것이다.

17ㆍ18대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정치판과 담을 쌓기도 했다. 그는 “요리를 배우고 친구들 도움으로 횟집을 냈습니다. 별 일 없었으면 지금도 부엌에서 회 썰어내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그를 다시 정치판으로 호출했다. 그는 “내가 나서서라도 지역주의와 싸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며 “부산에서 야권만 어느 정도 회복되면 지역주의는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렇게 나섰던 19대 총선에서도 김무성 전 대표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서용교 후보와 맞붙어 8%포인트 차로 졌다.

시련은 계속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낙선 직후 부인이 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시당위원장 자리를 넘겨주고 간호에 매진했지만 미련이 남았다고 한다. 그는 “부산에 야당이 싹을 틔울 수 있는 토양만큼은 만들어 놓고 물러나고 싶어 마지막으로 도전했다”며 “대화와 타협이 통하는 진짜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아내는 결국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는 박 당선자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세상을 등졌다. “아내를 떠나 보내던 날 내가 왜 이렇게까지 살았을까 싶었습니다. 내려다 보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습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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