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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코트의 제왕 ‘흙’에서 되살아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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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코트의 제왕 ‘흙’에서 되살아나다

입력
2016.04.18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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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나달(스페인ㆍ세계 5위)이 18일(한국시간)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스터스 1000시리즈 몬테카를로 롤렉스 마스터스 단식 결승에서 프랑스의 가엘 몽피스(16위)를 2-1로 꺾은 후 포효하고 있다. 몬테카를로(모나코)=로이터 연합뉴스
라파엘 나달(스페인ㆍ세계 5위)이 18일(한국시간)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스터스 1000시리즈 몬테카를로 롤렉스 마스터스 단식 결승에서 프랑스의 가엘 몽피스(16위)를 2-1로 꺾은 후 포효하고 있다. 몬테카를로(모나코)=로이터 연합뉴스

스러져가던 클레이코트의 제왕이 ‘흙’에서 부활했다.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30ㆍ세계 5위)이 긴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 8개월 만에 정상에 등극했다.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자신의 100번째 결승 경기에서 승리하며 다음달 열릴 프랑스 오픈의 10번째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나달은 18일(한국시간)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스터스 1000시리즈 몬테카를로 롤렉스 마스터스 단식 결승에서 프랑스의 가엘 몽피스(30ㆍ16위)를 2-1(7-5 5-7 6-0)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올린 우승컵이었다. 나달이 투어 정상에 오른 것은 지난해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ATP투어 500시리즈 뱃앳홈 오픈 이후 약 8개월만이며 마스터스 우승은 2014년 마드리드오픈 이후 약 2년만이다.

또 자신의 ATP투어 통산 100번째 결승전에서 차지한 우승으로 통산 68번째 투어 우승이자 48번째 클레이코트 타이틀이었다. 나달은 이로써 클레이코트 최다 우승자 기예르모 빌라스(아르헨티나)의 49개 타이틀에 단 1개 차로 다가섰다.

몬테카를로 마스터스대회만 놓고 보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8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나달은 이번 우승으로 4년 만에 대회 통산 9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기쁨도 맛봤다. 나달은 마스터스급 대회 우승을 28회로 늘려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29ㆍ세르비아)의 마스터스 대회 최다 우승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마스터스 대회는 4대 메이저 대회 바로 아래 등급이다.

나달은 메이저대회 우승컵도 14개나 따냈지만 2014년부터 맹장염 수술과 무릎ㆍ손목 부상으로 고생하면서 급격히 신체 능력이 저하됐다. 성적도 내리막길이었다. 지난해부터 우승은커녕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지난 1월 열린 호주 오픈에서는 랭킹45위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3ㆍ스페인)에게 무기력하게 패하며 1회전 탈락했다. 서브를 제대로 받아내지도 못했고 강점인 끈질긴 수비도 구멍이 뚫렸다. 위기에서 빛나던 결정적인 샷도 무뎠다. 당시 이 경기를 보도한 USA투데이는 “나달은 끝났다”고 헤드라인을 뽑을 정도로 경기력은 처참했다.

끝없이 추락하던 나달이 클레이코트에서 제왕다운 모습으로 부활했다. 이날 첫 세트부터 나달은 상대를 좌우로 흔드는 스트로크로 차곡차곡 득점을 올렸다. 나달은 절묘한 네트플레이 등을 앞세워 게임스코어 5-3으로 첫 세트를 마무리할 기회를 맞이했으나 몽피스가 무려 33차례의 랠리에서 승리하며 5-5까지 끌고 갔다. 그러나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나달이 두 게임을 연속으로 획득해 1시간 14분 만에 게임스코어 7-5로 첫 세트를 가져왔다.

두 번째 세트에서 나달은 안정적인 스트로크를 바탕으로 몽피스의 실수를 이끌어내며 게임스코어 5-4로 앞섰으나 세 게임을 연달아 잃고 5-7로 세트를 내줬다.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나달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마지막 세트 초반 몽피스의 실수가 늘어나는 틈을 놓치지 않고 기세를 잡았다. 나달은 두 차례 브레이크에 성공하는 등 순식간에 네 게임을 따 게임스코어 4-0으로 격차를 크게 벌렸다. 흐름을 가져온 나달은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확실하게 챙기고 전의를 상실한 몽피스의 마지막 서비스게임마저 가져와 게임스코어 6-0으로 승리를 거뒀다.

클레이코트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준 나달은 이번 대회에서 오랜만에 정상에 오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다가올 프랑스오픈에 대한 기대감도 자연스레 올라갔다.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프랑스 오픈을 대비해 세계 1위 조코비치와 2위 앤디 머레이(29ㆍ영국) 등 상위권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프랑스오픈은 4대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클레이코트로 치러지는 대회로 나달은 9번이나 우승트로피를 차지한 절대강자다. 이 때문에 ‘클레이코트의 제왕’으로 불리는 나달이지만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는 아픔이 있다. 그는 당시 대회 8강에서 조코비치에게 완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나달은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클레이코트에 대한 자신감을 끌어올리면서 기분 좋게 프랑스오픈 준비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나달은 경기 직후 “지난해 힘든 시즌을 보내 올 시즌을 앞두고 더 많은 준비를 했었다”며 “오늘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앞으로 시즌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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