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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소개해줄게” 무작정 전화 돌려 여성들 돈 가로챈 사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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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소개해줄게” 무작정 전화 돌려 여성들 돈 가로챈 사기범

입력
2016.04.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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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된 피해물품. 강남경찰서 제공
압수된 피해물품. 강남경찰서 제공

서울 강남경찰서는 구인광고에 나온 연락처에 무작위로 전화를 건 뒤 지인 행세를 하며 6,14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장모(50)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해 9월 구인광고지에 업소 직원 구인 광고를 낸 양모(50ㆍ여)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누군지 알겠냐. 어제도 봤는데”라고 물은 뒤 양씨가 “A 사장님 아니냐”고 하자 “맞다”고 답하며 A 사장 행세를 했다. 이후 “일본에서 재벌회장 아들이 1박2일로 서울에 오는데 가이드 해줄 젊은 여성을 소개해 달라. 가이드 비용으로 1,0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속였다.

양씨는 황모(23ㆍ여)씨를 소개했고, 장씨는 두 사람에게 “우리도 선물을 준비해야 하니 선물비용 300만원과 가이드 기간 동안 입을 명품 옷, 귀금속을 택시에 실어 머무를 호텔에 미리 보내놓으라”고 지시했다. 호텔에서 기다리던 장씨는 물건이 도착하자 이를 가로채 달아났다. 그는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9차례에 걸쳐 11명의 여성으로부터 현금 1,600만원과 4,540만원 상당의 명품 의류, 귀금속을 가로챘다.

경찰 조사 결과 장씨는 구인광고지에 광고를 낸 여성업주만 골라 공중전화로 하루에 수백 통씩 전화를 걸었다. 그는 상대가 속지 않을 경우 “모르겠으면 그냥 끊자”며 범행을 접었고 속아 넘어간 것 같으면 의심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전화를 건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또 남성이 전화를 받을 경우 바로 끊었고, 상대가 여성일 경우 목소리를 듣고 나이가 있어 보이면 ‘가이드 할만한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했고, 목소리가 젊을 경우 직접 재벌 회장 아들을 소개해주겠다고 속였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가 2013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2년 가까이 구속됐다가 지난해 9월 출소한 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가로챈 물품을 어떻게 처분했는지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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