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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안 하원 통과... 호세프 최대 위기

입력
2016.04.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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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브라질 하원 전체회의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자 탄핵을 지지하던 야당 의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브라질리아=AP 연합뉴스
17일브라질 하원 전체회의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자 탄핵을 지지하던 야당 의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브라질리아=AP 연합뉴스

지우마 호세프(68)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17일(현지시간) 하원 의회를 통과하며 브라질 최초 여성 대통령의 퇴장이 본격화됐다. 다만 호세프 대통령이 받고 있는 각종 의혹이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섣부른 결정’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어질 브라질 상원의 결정에 전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탄핵안에 찬성한 의원은 전체 513명 중 367명으로 탄핵안 통과에 필요한 342명(전체의 3분의 2)을 무난히 넘겼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기권과 불참자를 포함해 146명으로 집계됐다. 의원들이 한명씩 의회 연단에 올라 찬반 입장과 그 이유를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표결까지 무려 6시간 가량이 걸렸다. 브라질리아 등 주요 도시에서는 수만명의 친ㆍ반정부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대형 TV를 통해 생중계되는 표결을 보며 의원들의 선택에 환호와 야유를 보냈다.

342번째로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부르노 아라오 사회민주당(SDP)의원은 “내가 (브라질의) 운명을 결정하게 돼 커다란 영광”이라며 “나의 투표는 시민들의 희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통령궁은 하원 투표 결과가 나오자 성명을 통해 “브라질이 지난 30년간 일궈온 민주주의 역사에 역행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상원은 조만간 탄핵에 대한 재판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상원이 과반 투표로 재판을 결정하면 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탄핵심판정이 구성돼 최장 180일간의 심리가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돼 미셰우 테미르(75) 부통령이 국정 운영을 맡는다. 연방대법원이 탄핵 추진이 적법하다고 결정하면 탄핵안은 상원 표결로 넘어가고 3분의 2의 찬성으로 최종 가결된다.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44∼47명이 찬성하고 19∼21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탄핵 찬성 의견이 우세한 편이지만 가결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브라질에서는 앞서 세차례 탄핵이 추진됐지만 실제 탄핵으로 이어진 경우는 한차례 뿐이었다. 1954년 제툴리우 바르가스 대통령, 92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 99년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대통령이 탄핵 심판대에 올랐다가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이 유일하게 탄핵으로 쫓겨났다.

탄핵의 정당성을 두고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라질 상ㆍ하원 전체 의원 중 약 60%가 부패 등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폰티피셜 카톨릭대의 페드로 아루다 정치학과 교수는 “호세프 대통령은 그를 탄핵시키려는 의원들처럼 해외 불법계좌를 가진 것도 아니고 부패로 입건된 것도 아니다”며 “인기 없는 대통령은 누구든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브라질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AP 통신은 이번 탄핵이 빈민ㆍ노동자 계층을 대변하는 PT를 무너뜨리기 위한 엘리트 계층의 쿠테타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브라질의 정치ㆍ경제적 혼란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국 경제단체 카운슬오브더아메리카의 브라이언 윈터 의장은 “호세프 대통령은 그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정치적, 법적 수단을 망라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수개월 동안 거리에서는 시위가 이어지고 의회는 분열되며 혼란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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