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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빚을까, 옹기 빚을까

입력
2016.04.1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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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옹기축제. 피엔제이 제공

옛 사람들의 생활상을 곱씹어 볼 수 있는 축제가 있다. 경기도 여주에서 열리는 도자기축제와 울산광역시에서 열리는 옹기축제다. 도자기와 옹기는 무엇을 담는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도자기는 고령토를 이용해 높은 온도에서 구워낸다. 반면 옹기는 진흙을 원료로 하고 낮은 온도에서 만들어낸다. 옹기는 숨구멍이 생겨 김치 등 발효식품을 저장하는데 알맞다. 반면 도자기는 옹기에 비해 예술성이 가미된 질 좋은 그릇이다. 공부 조금만 하고 가면 도자기든, 옹기든 달리 보인다. 축제장에는 체험거리 풍성하고 주변에 볼거리도 많다. 아이와 함께 봄 나들이 삼아 다녀오기 딱 좋은 축제들이다.

▲ 울산옹기축제. 피엔제이 제공

■ 전통 옹기마을로 떠나는 울산옹기축제

먼저 옹기축제 짚고 넘어간다. 울산옹기축제는 5월 5일부터 8일까지 울산 울주군 외고산옹기마을에서 열린다. 어린이날인 5월 5일은 공휴일이자 목요일이다. 6일인 금요일만 잘 활용하면 일요일인 5월 8일까지 제법 괜찮은 '황금연휴' 만들 수 있다. 울산까지 다녀오기에도 넉넉한 시간이다.

항아리로 대표되는 옹기는 전통적으로 주식이나 부식물, 조미료, 음료 등의 저장용구나 주류를 발효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됐다. 생김새가 다소 투박해도 놀라운'숨구멍' 효과로 저장이나 발효를 위해 지금도 두루 사용될 정도로 우수한 과학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런 옹기의 국내 최대 집산지가 외고산옹기마을이다. 1950년대부터 이곳에서 옹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1960~70년대에는 약 350여명의 옹기 장인과 도공이 북적거릴 정도로 번성했다. 현재는 약 40여구가가 옹기 관련 일을 하고 있으며 여전히 옹기 장인들이 전통의 방식으로 옹기를 만들고 있다.

마을에 있는 옹기박물관은 약 300여점의 옹기를 비롯해 옹기의 역사와 문화 관련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 뒀다. 이러니 가서 옹기 만드는 것 구경만 해도 '살아있는 교육'이 된다. 특히 옹기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올해의 유망 축제인 만큼 주최측도 축제에 공을 많이 들였다.

체험과 참여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옹기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은 기본이고 여기에 다례체험, 먹거리체험 등 한국의 전통을 몸소 느껴보는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행사와 공연도 흥미롭다. 마당극 공연, 품바공연, 옹기 퍼레이드 등 도시에서는 갖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옹기마을 주변으로 볼거리들 참 많다. 고운 볕 받으며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보면 봄날 멋진 추억 만들 수 있다.

옹기마을과 인접한 남창역은 동해남부선이 다니는 참 예쁜 기차역이다. 역사는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지어졌다. 간이역만큼 작지는 않지만 건물 외관이나 분위기가 봄날 서정 자극할 만하다. 특히 역 안 마당에는 '옹기의 고장'을 상징하듯 크고 작은 옹기들이 늘어서 있다. 남창옹기종기시장도 가깝다. 1916년부터 서기 시작한 유서 깊은 전통시장이다.

▲ 간월재. 피엔제이 제공

봄 산행이나 트레킹을 즐길 곳도 있다. 서생면에 있는 서생포 왜성이 그렇다. 이름처럼 일본이 쌓은 성이다. 임진왜란 당시 한산대첩과 진주성 전투에 패한 왜군은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의 반격에 쫓기게 된다. 당시 일본군은 경상도 해변에 20여기의 성을 쌓고 농성에 들어간다. 서생포 왜성도 이 때 지어졌다. 당시 쌓은 성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웅장한 것으로 전한다. 복잡한 구조의 내성을 거니는 재미가 있다. 봄이면 벚꽃도 만발해 운치를 더한다. 특히 성곽에 올라서면 바다도 보인다. 가슴 탁 트인다.

'영남 알프스'로 불리는 간월산 간월재는 가을에는 억새평원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봄철 화사한 신록 덮인 풍경도 이에 못지 않다. 또 간절곶은 강원도 강릉 정동진, 경북 포항 호미곶과 함께 일출 명소로 이름 높은 곳. 아침 해맞이 계획한다면 메모해 둔다. 언양불고기와 언양미나리 등은 꼭 기억해야 할 먹거리다.

■ 남한강 봄 나들이 겸해 떠나는 여주도자기축제

여주도자기축제는 이달 30일부터 내달 22일까지 여주 신륵사 관광지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이 제법 길고, 서울에서도 가까워 부담 없이 훌쩍 다녀올 수 있다. 문화재에서 생활도자기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이 전시되고 체험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특히 인기가 많은 도자접시깨기 대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 이 외에 도자기흙 밟기, 머그컵낚시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많다.

▲ 여주도자기축제 접시깨기 이벤트. 데모스 제공

축제장에서 지척인 신륵사는 강을 끼고 앉은 많은 사찰 가운데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천년고찰이다. 풍경 참 서정적인데다 나옹선사와 무학대사의 이야기까지 깃들었다. 강월헌은 꼭 올라본다. 강을 바라보는 정자인데, 여기서 보는 풍경이 압권이다. 이것에 반해 숱한 시인묵객들이 찾은 신륵사의 명소다. 봄이면 강변 옆 수양버들 가지에 하늘하늘 신록이 묻어나고 이른 아침에는 물안개도 스멀스멀 피어 오른다. 이곳에서 보는 해돋이도 멋지다. 이러니 축제 보러 갈 때 일찌감치 길을 나서는 것도 괜찮다. 신륵사 들머리 조포나루터에서는 황포돛배를 타고 일대를 관광할 수 있다.

▲ 여주도자기축제 머그컵 낚시. 데모스 제공

아기자기한 즐길 거리가 많다. 여주퍼블릭마켓은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을 운영하는 신세계 사이먼과 여주시가 함께 만든 상생형 매장이다. 농특산물 판매 매장, 도자기 판매 및 체험 매장, 장터 맛집, 동주(同州)도시 특산물 판매관 등으로 이뤄졌다. 여주도자기판매장에서는 여주시에 위치한 70여개 도자 공방의 제품을 한 눈에 구경할 수 있다. 도자 체험장도 마련돼 있다. 5월부터 직접 도자기를 빚고 구워보는 것도 가능하다. 여주시가 직접 운영하는 여주장터맛집에서는 여주 특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여주에 이색적인 박물관도 곧 들어선다. 24일 개관하는 여주시립 폰박물관이다. 다양한 전화기를 전시하는 곳인데, 전화기를 테마로 한 박물관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 보기 힘들다. 유선전화, 공중전화, 군용전화를 비롯해 초기 휴대전화기부터 최신 스마트폰까지 폰의 역사를 짚어 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 여주 이포보 캠핑장. 데모스 제공

여주 이포보에는 캠핑장이 마련돼 있다. 축제를 즐긴 후 가족과 함께 봄날 캠핑을 시도해도 괜찮다. 개수대, 화장실, 샤워실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이용하기에도 적당하다. 예약은 필수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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