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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에 대한 기록은 한국 불교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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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에 대한 기록은 한국 불교의 역사”

입력
2016.04.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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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경남 합천군 해인사 백련암에서 원택 스님이 스승인 성철 스님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제공
1987년 경남 합천군 해인사 백련암에서 원택 스님이 스승인 성철 스님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제공

“성철 큰스님이 가신 날 가야산을 찾은 수십만 추모인파를 보면서 생각했죠. 큰스님은 산중에 앉아서도 세상을 널리 비추셨다고.”

성철 스님의 삶과 사상을 기려온 백련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은 18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출가 후 20년간 혼쭐나며 큰 스님을 모신 상좌생활은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는 시간이었지만, 깨달음 앞에 늘 한결 같은 큰 스님 앞에서 늘 부끄럽고 숙연할 따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성철스님 시봉(侍奉)이야기’(장경각) 개정판 출간을 기념해 마련됐다.

22년간 생전의 성철스님을 모신 원택 스님은 스님의 지도, 행자 시절의 에피소드 등 당시 사찰의 풍경을 상세히 묘사한 글을 2001년 한 일간지에 연재한 뒤, 책으로 냈고 최근 100여 쪽의 새 내용을 추가해 개정판을 펴냈다. 원택 스님은 “다른 어른 스님들께 ‘스님은 너만 모셨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며 그의 은사 사랑을 유난 떠는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익숙하다”고 했다. 하지만 스님은 “이름없는 순교자 한 사람도 찾아내고 역사로 기록하고 기억하는 가톨릭교회에 비해 우리는 큰 스님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 조차 머뭇거려온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18일 만난 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은 늘 마음의 눈을 뜨는 것을 강조했다"며 "백일법문은 4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진부하기 보단 늘 새롭다"고 말했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제공
18일 만난 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은 늘 마음의 눈을 뜨는 것을 강조했다"며 "백일법문은 4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진부하기 보단 늘 새롭다"고 말했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제공

굳이 15년 전의 책을 보강하고 다시 쓴 것도 “기록이 보완, 정리될수록 한 시대의 해인사와 백련암의 역사서가 돼 가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책에는 성철 스님의 성정을 짐작하게 하는 다양한 기억과 법문 등이 담겼다. 원택 스님은 “큰 스님 시봉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성철 스님의 사상을 돌아보는 학술대회 등도 준비 중이다. “늘 ‘자기를 바로 보라’며 엄격했지만, 제자가 지은 돌 섞인 밥을 묵묵히 드셨던 성철 스님의 삶과 가르침을 많은 분들이 다시 새겼으면 합니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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