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았으면 그 서바이벌 못 버텼다."
Mnet '프로듀스 101'에서 보컬 트레이너로 활약했던 제아가 아이오아이 얘기에 반사적으로 내놓은 답이다.
신예 걸그룹 아이오아이는 '프로듀스101'에 출연한 101명의 연습생 중 최종 승자인 11명으로 구성됐다. 제아는 브라운아이드걸스(브아걸)로 10년을 활동해온 베테랑이지만 눈앞에서 지켜본 경쟁과정은 그만큼 치열했다는 설명이다.
제아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이오아이가 데뷔해서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이번에 제대로 빛을 봤으면 좋겠다"며 "사실 나라면 그러한 서바이벌을 못 버텼을 것이다. 정말 잘 해낸 친구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10년 활동과 빗대어 따뜻한 조언도 이어갔다. 제아는 나르샤, 가인, 미료 등 개성 강한 멤버들을 다독이며 팀을 이끌었던 브아걸의 리더였다.
제아는 "회사와 멤버 사이에서 조율자 역할인 리더는 항상 외롭고 고충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이오아이의 리더 임나영을 향해 "멤버들 나이가 엄청 들쑥날쑥해서 어쩌면 힘겨울 수 있다"며 "혼자 짐을 다 짊어지지 마라. 서운한 것이 있다면 멤버들과 의논하면서 지내야 정신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제아는 101명의 연습생을 지도하면서 냉정함을 잘 유지했지만 마지막에 눈물을 참지 못했다. 파이널 무대를 앞두고 전 출연자들이 합창곡을 연습하던 때였다. 5개월 간 쌓인 정 그리고 꿈 앞에서 간절했던 과거의 자신이 소녀들을 통해 보이면서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제아는 "감정이입이 제대로 됐다. 나름대로 울지 않고 잘 버텼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주체 못하고 울었다"며 "언제 데뷔할 지 모르고 5~6년 계속 연습만 한 친구도 있는데 대단한 것 같다. 또 빠르게 잘 배우는 친구들이 많아서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이번 기회에 가르치는 재미를 느낀 제아는 여세를 몰아 프로듀서의 욕심을 보였다. 브아걸 2집 때부터 작곡 능력을 알린 제아는 가인·조권의 듀엣곡, B1A4, 조형우, 에일리 등에게도 곡을 준적이 있다.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서도 제아의 프로듀서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내 곡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걸 좋아한다"는 제아는 "가르치는 것도 재밌었고 다음에는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싶다. 내 곡으로 메이킹되는 아이들을 보고 싶다. 남자 곡도 잘 쓴다"며 웃었다.
브아걸, 솔로 가수의 욕심도 여전하다. 지난 15일 3년 만에 발표된 솔로곡 '나쁜 여자'은 정엽이 쓴 애절한 감성 발라드로 브아걸의 음악과 상반된 분위기다.
제아는 "작업 해놓은 게 많다. 힙합도 있고 끈적한 곡도 있고 장르는 절대 안 가린다. 이번 음원이 얼마나 잘되는지에 따라 정규 앨범 시기가 결정된다"며 수줍게 미소지었다.
브아걸 10주년 기념 앨범에 대해선 "시작이 반이라고 한다면 딱 절반을 했다"며 "걸크러시 부담도 있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법을 무엇일까 시작 단계에서 무척 어렵다. 하지만 올해 안에 꼭 결과물을 보여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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