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54% 해당…조선·해양 공정 지연 때문
세계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품질 관리를 제대로 못 해 날린 돈만 6,00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규모의 액수는 국내 대기업의 1년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치로 현대중공업의 경영 전반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품질 실패 비용은 6,076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매출의 2.5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처음부터 원칙대로 작업하고 품질을 유지했으면 지출하지 않아도 될 비용이 대규모로 발생해 결과적으로 지난해 현대중공업에 1조5,401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셈이다. 지난해 발생한 품질 실패 비용을 살펴보면 조선과 해양은 공정 지연으로 인한 손실 비용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현대중공업의 엔진과 전기전자, 건설장비 사업본부는 고객 인수 후 발생하는 클레임 비용이 주요 실패 비용 항목으로 파악됐다. 불량으로 폐기 처리되는 비용, 결함으로 생산이 중단되는 비용, 납기 미준수로 고객에 지불하는 패널티 비용, 관리 잘못으로 인한 항공 운송 비용도 포함됐다. 이 가운데 항공 운송 비용은 지난해 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83억원 줄었지만 사용하지 않아 매각 처리한 자재의 구매 가격만 365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수주 실패 비용 등 드러나지 않은 품질 관련 비용까지 관리하는 등 다양한 개선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세금 처리에서도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는 지난해 4월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정기 세무 조사를 받았으며 최근 1,200억원의 법인세를 내라는 통보를 받았다. 최근 일부 추징 세금만 내고 과세전 적부심사와 더불어 조세 심판을 청구했으나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아울러 검찰이 자재 대금을 빼돌리고 1,000만원대의 축의금까지 챙긴 현대중공업 전 직원 3명과 협력업체 대표 1명 등 4명을 최근 구속기소 하는 등 직원들의 비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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