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이 영입한 인사 상당수 無계파
내달 원내대표 경선서 윤곽 전망
더불어민주당의 색깔과 운명은 20대 국회에서 당내 의석 절반 가량(57명ㆍ46%)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간판은 하나지만 그 내부는 계파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이다. 초선에도 불구하고 신진인사들이 비교적 목소리를 내왔던 야당의 특성상, 이들이 어느 계파로 수혈되느냐에 따라 당내 역학관계는 물론, 당의 전체적인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더민주의 20대 초선의원 중 절반 정도가 무(無)계파로 파악된다. 김병관(경기 성남분당갑)ㆍ김병기(서울 동작갑)ㆍ박주민(서울 은평갑)ㆍ손혜원(서울 마포을) 당선자 등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이 상당수를 이루고 있지만 당에서는 이들을 ‘무색무취’로 분류한다. 더민주 관계자는 “언뜻 봐선 친문(문재인)으로 볼 수도 있는 인물들”이라며 “하지만 문 전 대표의 개인적 인연에 따라 영입됐다기보다는 당의 ‘외연 확장’ 차원에서 비운동권 및 기업인을 포함한 전문가 그룹에서 섭외가 이뤄진 인물들인 만큼 당분간 특정 계파로 곧장 흡수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초선들의 움직임은 5월 둘째 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서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당내 선거는 계파 수장들의 인물 혹은 각 계파의 지향점을 가장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다. 출마자들의 언행을 보면서 평가를 내리고 계파 지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뜻이다. 벌써부터 이들 영입을 위한 물밑 작업은 치열하다. 더민주 관계자는 “당선 인사로 정신 없는 날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점심, 저녁 약속을 잡는 곳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초선들이 독자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 2013년 5ㆍ4 전당대회 당시 표 분산을 우려해 철회하긴 했지만 민주통합당 초선 의원 33명은 계파 갈등 혁파를 내세우며 특정 계파에 줄을 서는 대신 독자적인 후보를 낸다는 계획을 추진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초선 당선자 면면을 보면 파편화 돼 있어서 자체적인 세력 형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시대의 요구와 흐름을 잘 읽어내는 계파에 지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기존 계파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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