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비박계 소장파 ‘원유철 비대위’에 정면 반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비박계 소장파 ‘원유철 비대위’에 정면 반기

입력
2016.04.18 04:40
0 0

황영철ㆍ이학재ㆍ김세연ㆍ오신환 등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돼야

당이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

元 “나마저 키 놓으면 배 뒤집혀”

새누리당 오신환·황영철·이학재·김세연(왼쪽부터 차례로)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 비상대책위'를 주장하며, '원유철 비대위원장안'을 공개 반대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새누리당 오신환·황영철·이학재·김세연(왼쪽부터 차례로)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 비상대책위'를 주장하며, '원유철 비대위원장안'을 공개 반대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20대 총선에서 반타작도 못한 새누리당이 총선이 끝난 지 4일이 지났는데도 쇄신의 큰 방향도 없이 난파선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모래알 논평’을 내놓고 있지만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고, 당의 주류인 친박계에서도 비상대책위원회를 두고 “한시적 관리 기구”로 깎아내리는 목소리가 있는 등 위기 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영철ㆍ이학재ㆍ김세연ㆍ오신환 의원과 18대 의원을 지낸 주광덕 당선자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혁신 비대위 구성’을 주장했다. 지난 14일 최고위원단이 의결한 ‘원유철 비대위원장안’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이다. 원 원내대표도 이번 총선패배에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원유철 비대위’는 오는 22일로 예정된 전국위원회에서 의결되면 최종 확정된다.

이들은 성명에서 “당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 그가 비대위원장이 돼 당의 정비와 쇄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처절한 반성과 쇄신 없이 적당히 시간을 끄는 건 민심에 대한 반역”이라며 “적당한 변화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성명에 동참한 이학재 의원은 “새 원내대표 경선을 쇄신 경쟁의 장으로 만들어 그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며 “그것이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총선 패배 나흘 만에야 나온 ‘쇄신 촉구 성명’인데, 그나마도 이름을 올린 이들은 고작 5명에 불과했다. 또 공개 비토에 직면한 원 원내대표가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해 ‘메아리 없는 외침’으로 끝날 가능성도 크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배가 반파됐는데 파도까지 심하게 친다”며 “하지만 이럴수록 키를 잘 잡고 있어야지 나마저 놓으면 배가 뒤집힐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현재의 상황을 두고 “도대체 절박함이 없다”는 우려와 비판이 적지 않다. 과거 위기 때마다 전면에 나섰던 소장파가 사라진 데다, 쇄신의 깃발을 들고 의원들을 추동할 구심점도 없어서다. 비박계 개혁성향의 의원들도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당정치가 필요하다. 바꿀 수 있는 건 다 바꾸라는 게 국민의 뜻”(김영우 의원), “이런 폐허 속에서도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한 없이 부끄럽다. 차마 국민 앞에 설 면목이 없다”(김용태 의원) 등의 ‘문자 논평’을 내놓는 데 그치고 있다.

2011년 말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와 여권의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연루라는 잇단 악재에 당시 유승민ㆍ남경필ㆍ원희룡 최고위원이 동반사퇴해 비대위를 세운 일이나, 2008년 18대 총선 공천에서 소장파 의원들이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의 총선 불출마를 촉구한 ‘55인 선언’과 같은 결기는 온데 간데 없다.

총선 패배의 한 축인 친박계도 공개적인 자성 없이 침묵하고 있다. 총선 직전 ‘비박 보복공천’의 역풍이 일자, 최경환 의원은 대구 지역 진박 출마자를 대동해 무릎을 꿇고 ‘사죄 퍼포먼스’를 벌였다. 하지만 총선 참패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을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친박계에선 “당의 다수가 친박이 됐으니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가질 수밖에 없다”(영남권 한 중진 의원)며 차기 원내대표나 당 대표를 저울질하는 모습뿐이다. 친박계로 전남 순천에서 3선에 성공한 이정현 의원은 당선 직후 아예 “새누리당에서 제일 먼저 당 대표에 도전한다”고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