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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혁신모델 ‘자동차 밸리+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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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혁신모델 ‘자동차 밸리+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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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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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아차 생산량 62만대 그쳐

해외 친환경 완성차 공장 등 유치

연간 ‘100만대 생산 도시’에 도전

연봉 4000만원 수준으로 줄여

고용 창출 확대 청사진 제시

임금 갈등·정부 지원이 변수

지난 15일 오전 KTX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윤장현 광주시장과 정찬용 (사)자동차밸리추진위원장을 비롯,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조원과 자원봉사자 등 500여명은 부지런히 서명지를 돌렸다. 광주를 친환경 자동차 산업의 선도 도시로 만들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내용의 범시민 서명운동이다.

연간 62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전경. 광주시 제공
연간 62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전경. 광주시 제공

새로운 일자리를 향한 도전

‘빛고을’ 광주가 자동차 밸리 조성을 통한 자동차 100만대 생산 도시에 도전하고 나서 주목된다.

국내에서 자동차를 연간 100만대 이상 생산하는 도시는 현대자동차의 거점인 울산이 유일하다.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는 광주의 2014년 생산량은 최대 생산능력(62만대)에 못 미치는 56만9,000대였다. 이 정도로도 기아차 공장은 광주에서 창출되는 총 부가가치의 40%, 제조업 고용률의 20%를 책임지고 있다. 현재의 자동차 생산량을 2배 가까이로 끌어 올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새로운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게 광주시의 목표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일단 1965년 아시아자동차로 시작된 광주의 자동차 산업 기반이 탄탄하다. 정보기술(IT)과 가전산업의 인프라도 축적돼 있다.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생태계를 구현하는 게 다른 곳보다 유리하다. 근로 생산성은 높지만 노사 분규는 전국 최저 수준이다.

광주시는 이처럼 유리한 환경을 연봉 4,000만원 정도의 ‘광주형 일자리’와 결합, 자동차 밸리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쇠락한 탄광도시에서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를 성공적으로 유치해 일본의 자동차 도시로 변신한 키타큐슈(北九州)가 벤치마킹 대상이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생산라인에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생산라인에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연 30만~4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유치하면 부품업체까지 포함, 정규직 일자리 수천개가 창출된다는 게 광주시의 계산이다. 손경종 광주시 자동차산업과장은 “광주의 전체 근로자중 연봉 2000만원 미만이 58.9%나 된다”며 “신규 자동차 전용산업단지에 입주하는 완성차 공장부터 광주형 일자리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례 없어도 목표를 향해 전진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광주시는 지난 2014년 9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자동차밸리 사업을 추진할 자동차산업과를 만들었고,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사회통합추진단도 신설했다. 통합추진단장에는 전 금속노조 기아차 광주공장 지회장을 영입하는 파격적 인사도 단행했다. 또 지난해 2월 민주노총과 정책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노동계와도 공감대를 형성해가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를 지지하는 금속노조 기아차 광주공장 지회의 현수막. 광주시 제공
'광주형 일자리'를 지지하는 금속노조 기아차 광주공장 지회의 현수막. 광주시 제공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현재 기아차 광주 공장의 근로자 평균 연봉은 9,000만원 안팎이다. 광주형 일자리의 예상 연봉 4,000만원의 2배도 넘는다. 연봉을 절반으로 줄여 일자리를 더 만들자는 ‘광주형 일자리’는 국내에서 전례가 없는 시도다. 향후 광주형 일자리에서 노조가 조직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내세울 경우 법적으로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게 자동차 업체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반대로 광주형 일자리에서 동일한 성과가 나온다면 사측이 기존 공장 근로자들의 임금 삭감을 요구할 개연성도 있다. 이 사이에서 노사 간 또는 노노간 갈등도 배제할 수 없다. 광주시는 노사민정 대타협으로 민감한 사안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특히 사업 타당성을 입증하고 정부의 지원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유동적인 환율과 각국의 비관세 장벽을 돌파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 및 판매’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국내 생산규모 확대에 난색을 표하는 것도 광주가 넘어야 할 변수 중 하나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중국 주룽(九龍)자동차가 지난달 2,500억원을 투자해 연 10만대 규모의 공장을 광주에 세우기로 결정하는 등 해외 업체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 고위 관계자도 오는 7월 광주를 방문해 투자유치 등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재형 자동차밸리추진위 상임부위원장은 “자동차밸리와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를 넘어 위기에 처한 우리 제조업에 혁신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며 “제조업체들이 한국을 떠나기 전에 새로운 관점에서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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