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도 속수무책일까. 한 시즌을 운용하면서 매달 예측 승수와 패수를 계산해 놓는 김성근(74) 한화 감독의 한숨의 깊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LG와 주말 3연전을 앞두고 “이번 달 목표는 10승 이었는데…”라며 풀리지 않는 실타래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5강은 기본이고 NC와 우승후보로까지 꼽혔던 한화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한화는 17일 대전 LG전에서도 4-6으로 패했다. 개막 2연패 후 1승, 다시 4연패 후 1승, 그리고 5연패로 시즌 2승(11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마운드다. 김 감독이 투수코치를 교체하며 지적했던 4사구가 무려 86개나 된다. 볼넷 출루가 78개에 이른다. 팀 평균자책점 7.08로 최하위다. 개막 후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한 것은 지난 10일 NC전에서 알렉스 마에스트리(31)가 유일하며 5이닝 이상을 소화한 건 고작 두 번뿐이다. 과부하는 불펜에 걸릴 수밖에 없다. 송창식(31)이 마에스트리와 송은범 등 두 명의 선발 다음으로 많은 11⅔이닝을 소화했다.
마운드가 무너지는 과정에서 달갑지 않은 일들까지 수면 위로 노출됐다. 송창식은 김 감독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자리를 뜬 14일 두산전에서 구원 등판해 4⅓이닝 12실점(10자책)으로 혹사, 벌투 논란에 휩싸였고, 지난 13일 2군행을 통보 받았던 고바야시 세이지(58) 투수코치는 팀 운영 방안에 아쉬움을 표한 뒤, 구단에 사표를 제출하고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의 부진에 대해 에스밀 로저스(31)와 안영명(32), 심수창(35)이 이달 말부터 복귀하면 달라질 것이라는 긍정의 시선도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애초 과대 포장됐다는 시각도 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정우람(31) 정도 외에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었지만 ‘김성근 효과’로 인한 기대 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날도 한화는 선발 송은범(32)이 3⅓이닝 만에 3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5명의 투수를 더 투입했지만 허사였다. LG는 7승5패로 3위 자리를 지켰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삼성을 6-2로 꺾고 5연승, 1위(9승3패) 자리를 굳게 지켰다. 두산 선발 마이클 보우덴(30)은 삼성 타선을 7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3승째를 올렸다. 이날 광주 KIA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신재영(27ㆍ넥센)과 함께 개막 후 3경기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넥센은 KIA를 2-1로 따돌렸다. 창원에선 롯데가 NC를 8-5로 제압했다. NC 이호준(40)은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만루에서 2타점 중전 안타를 때려 KBO리그 역대 8번째 개인 통산 3,000루타를 달성했다. 이호준은 이날 현재 만 40세2개월9일로 통산 3,000루타 달성 선수 가운데 최고령이다.
수원에선 SK가 연장 11회초 터진 정의윤(30)의 그랜드슬램을 앞세워 kt를 10-6으로 물리쳤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창원=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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