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알파고
흑 이세돌
<장면 6> 1, 2국 때만 해도 대국 현장에 마련된 기자실 겸 공개해설장에 국내외 취재진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지만 3국 때는 빈자리가 꽤 많았다. 이세돌이 두 판을 내리 져서 5번기가 알파고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자 아무래도 다른 분야 기자들의 관심이 줄어든 모양이다. 게다가 이번 3국마저 일찌감치 형세가 알파고 쪽으로 기울자 현장 분위기가 무척 침울했다.
이세돌이 좌하귀에서 1~5를 선수한 다음 우변으로 손을 돌려 7로 묘한 곳을 붙여갔다. 세 불리를 의식한 전형적인 흔들기 작전이다. 알파고가 8로 젖히자 즉각 9로 이단 젖혀서 복잡한 싸움으로 유도했다. 이때 백이 <참고1도> 1, 3으로 두는 건 안 된다. 4~8로 △가 축으로 잡힌다. (7 … ▲)
알파고도 10, 12로 최강으로 버텼다. 여기서 흑이 <참고2도>처럼 두는 건 너무 싱겁다. 이세돌이 일단 13으로 끊은 건 당연한 승부 호흡이다. 어떻게든 우변 백을 괴롭히면서 자연스럽게 중앙을 두텁게 만든 다음 백 대마 공격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세돌이 17을 선수한 후 19로 중앙을 점령했을 때 알파고가 재빨리 20으로 ‘대마에 가일수’하자 현장에선 일제히 탄식 소리가 흘러나왔다. 사실 이곳은 진작부터 흑이 선수로 둘 수 있었는데 이세돌이 마땅한 타이밍을 잡지 못해 그냥 지나쳤었기 때문이다. 결국 흑이 백 대마를 공격해서 형세를 만회하려던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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