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많이 포함된 가공식품 끊고
영양성분 표시 체크도 일상화
블로그에 식단 올리며 실천 확산
직장인 임화용(36)씨는 지난 5일 설탕 줄이기 한 달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얼마 전 당류 과잉 섭취와 관련된 TV프로그램을 시청하고는 위기 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임씨는 “평소 초콜릿, 젤리를 자주 먹고 카페라테를 마실 땐 시럽을 3, 4번 넣을 정도로 단 맛을 즐긴다”며 “TV를 보면서 생각보다 많은 당류를 섭취하는 것을 깨닫고 당류 줄이기를 실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씨는 개인 블로그에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고 일주일 넘게 ‘설탕을 덜어낸 삶’을 실천하고 있다. 우선 한 달 간 초콜릿, 과자, 탄산음료 등 당이 많이 들어간 가공식품을 끊기로 했다. 당류 줄이기로 시작된 실천은 자연스럽게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으로 관심이 옮겨갔다. 저녁 군것질이 줄어 아침밥을 챙겨먹고, 입이 심심한 오후에는 집에서 싸온 샐러드를 먹는다. 그는 “짧은 기간이지만 덜 피곤한 것 같고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라며 “주변에도 알려 친구 2명도 같이 당류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 속 설탕 줄이기를 실천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설탕을 듬뿍 넣는 조리법이 유행하는 등 국민의 당류 섭취량이 증가하면서 그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온라인에는 임씨 외에도 당류 줄이기를 실천하는 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이 먹은 음식을 블로그에 올리고 영양성분표시에 적힌 당의 양을 공유한다. 레몬테라스 등 여성 가입자가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베이킹 도구 다 사놓고 설탕 들어가는 것 보고 음식 만드는 것을 포기했다’, ‘먹방 음식 대부분이 설탕 덩어리더라. 몸 관리 잘 하자’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당류 과잉 섭취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뉴스를 보고 당 섭취 줄이기를 실천 중인 직장인 남모(33)씨는 “가공식품 겉면에 붙은 영양성분표시를 챙겨보는 버릇이 생겼다”며 “커피를 마시지 않는 대신 과일 주스를 즐겨 마시는데, 자주 마시는 유명브랜드 사과주스(296㎖)에 무려 38g의 당류가 들어가 있어 3분의 1만 마시는 것으로 조절했다”고 말했다. 가공식품을 통한 하루 당 섭취 권장량은 50g(하루 섭취 열량의 10%)이다.
식품업계도 저당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오리지널 야쿠르트를 제외한 모든 발효유제품의 당을 줄인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저당 제품은 기존 제품에 버금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며 “지금보다 더 당을 낮추는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기존 제품 대비 설탕을 3분의 1 줄인 커피믹스 제품을 내놓은 동서식품의 관계자도 “당을 줄인 제품의 광고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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