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향토기업 대선주조㈜가 지역 시장 점유율이 20% 후반대로 하락하자 삼보일배 가두행진으로 기업살리기에 나섰다.
대선주조 임직원은 이달 3일 진행하려다 우천으로 취소했던 4차 ‘반성의 삼보일배’를 17일 오후 부산 광복로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부산을 가꾸는 모임, 부산여성소비자연합, 부산항을 사랑하는 모임, 서부산시민협의회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합동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힘을 보탰다.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대선주조 살리기 운동에 나선 것은 2007년 당시 대주주였던 신준호 푸르밀(옛 롯데우유) 회장의 ‘먹튀’ 논란 이후 처음이다. 논란은 2004년 경남의 소주업체 무학의 대선주조에 대한 적대적 기업합병 시도에 반대하는 부산지역 정서 등을 등에 업고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한 신 회장이 헐값인 600억원에 대선주조를 인수했으나 2년여 만에 3,600억원을 받고 사모펀드에 매각,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고 떠나면서 비롯됐다. 당시 논란은 시민사회단체의 대선주조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만큼 지역사회의 공분을 샀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호소문에서 “향토 주류업체 대선주조가 삼보일배를 통해 부산향토소주를 살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더 이상 판매감소 추세가 이어지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를 위기 앞에서 임직원들은 86년의 역사적 가치를 지켜나겠다는 결의로 시민 여러분의 성원을 바라고 있다. 눈물겨운 호소에 이제 부산시민이 응원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90%에 달하던 대선주조의 부산 소주시장 점유율은 대주주의 먹튀 논란 이후 추락, 지난해에는 27%로 떨어졌다. 때문에 현재 생산 라인 절반이 멈췄다.
앞서 대선주조 임직원은 위기 타개를 위해 지난 2월 21일 길거리에 나서 1차 '참회와 반성의 삼보일배'를 진행했으며, 이후 3월 3일 서면골목, 3월 29일 동래 지하철역에서 2차, 3차 삼보일배를 벌였다.
대선주조는 이와 함께 지난달 15일부터는 매일 오전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동래와 부산교대 교차로 일대에서 ‘반드시 일어서겠습니다. 함께 해 주십시오’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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