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김문호. /사진=롯데
주전 경쟁에서 밀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김문호(29ㆍ롯데)가 규정 타석 진입과 함께 타격 2위까지 오르는 반전을 일으켰다.
김문호는 17일 창원 NC전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높은 타율(0.485)을 기록 중이었지만 규정 타석에 1타석 모자라 타격 순위표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안타 3개를 몰아치고 다섯 차례 타석에 들어서 규정타석(43)을 채웠다. 타율은 0.514(44타석 37타수 19안타)로 함께 장내 타격 순위에 진입한 두산 오재일(0.516)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는 김문호의 활약과 6회초에 대거 6점을 뽑는 집중력을 앞세워 8-5 승리를 거두고 7승7패 5할 승률을 맞췄다.
올해 김문호는 놀라운 반전을 일으켰다. 주전 좌익수 자리를 두고 이우민, 박헌도, 김주현 등과 경쟁했지만 시범경기 부진(타율 0.263 1타점 6득점) 탓에 개막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지난 6일 부산 SK전에서 시즌 첫 1군의 부름을 받은 뒤 앞선 시범경기 때 부진과 다른 타격 솜씨를 뽐냈다.
이날도 출발부터 안타를 생산했다. 1회 무사 1루에서 NC 선발 이민호에게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무사 1ㆍ2루 밥상을 차렸지만 3번 짐 아두치가 병살타, 4번 최준석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홈을 밟지는 못했다. 3회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멀티히트를 완성했고, 5회 1사 후에도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팀이 4-3으로 뒤집은 6회 1사 2ㆍ3루에서는 외야 희생 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팀이 7-4로 앞선 8회에는 유격수 뜬 공으로 잡혔다.
김문호가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자 조원우 롯데 감독은 "우리 팀 주전 좌익수"라면서 포지션 경쟁이 사실상 끝났다는 것을 알렸다. 조 감독은 "그 동안 자기 스윙을 못했는데 이제는 볼을 잘 골라내고 유리하게 볼 카운트를 가져간다. 때문에 타이밍이 잘 맞는다"고 칭찬했다. 김문호는 "규정타석을 채우는 날 팀이 이겨서 기쁨이 배가 된다"며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으니까 관리를 더욱 잘해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규정타석에 처음으로 진입했는데 소감은.
"오늘 채웠는지 몰랐다. 규정타석을 채우는 날 팀이 이겨서 기쁨이 배가 된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으니까 관리를 더욱 잘하겠다. 내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 승리가 먼저다."
-최근 맹타를 휘두르는 비결이 있다면.
"스프링캠프 때부터 장종훈 코치님과 연습 해왔던 대로 했는데 시범경기에 결과가 안 나왔다. 당겨치려고 하지 말고 밀어치고 타이밍 잡는 훈련을 많이 했다. 다행히 지금 결과가 잘 나오고 있어 만족스럽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2군에서 시즌을 맞아 실망은 안 했는지.
"실망하지는 없었다. 감독님이 부담 없이 편하게 있다 오라는 말을 해줬다. 오히려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었던 게 전화위복이 됐다."
-타격 1위가 될 뻔했다가 두산 오재일에게 타율 2리차로 밀렸다.
"크게 신경 안 쓴다. 내 할 일만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시즌은 이제 시작일뿐이다."
-팀 타선 전체가 잘 치고 있어 신이 날 것 같은데.
"즐겁긴 하다. 그런데 팀이 이겨야 더욱 즐겁다. 앞으로 팀 승리에 더 보탬이 되고 싶다."
창원=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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