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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인 신진호의 화끈한 고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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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인 신진호의 화끈한 고별전

입력
2016.04.1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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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신진호(8번)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경기에서 득점 한 뒤 경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신진호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18일 군에 입대해 상주상무 선수로 뛴다.
FC서울 신진호(8번)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경기에서 득점 한 뒤 경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신진호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18일 군에 입대해 상주상무 선수로 뛴다.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 가는 길… 친구들아 군대 가면 편지 꼭 해 다오….’

군 입대를 앞둔 남성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가수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다. 군 입대를 앞두고는 부모나 친구, 연인과 석별의 정을 나누기 마련이다. 하지만 훈련소 입소 이틀 전까지 풀 타임을 뛰고 떠난 선수가 있다.

FC서울, 아니 앞으로 상주상무 소속이 될 미드필더 신진호(28)다.

신진호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수원FC와 6라운드 홈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3-0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은 지난 달 전북 현대와 개막전에서 0-1로 진 뒤 5연승을 달리며 5승1패(승점 15)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신진호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군인 신분이 된다.

상주상무와 안산경찰축구단의 지원 자격이 만 27세 이하라 신진호에게는 올해 상반기가 입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는 18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약 2년 간 상주상무 소속으로 군 생활을 할 예정이다. 신진호는 포항 스틸러스에서 뛰다가 작년 말 서울로 둥지를 옮긴 ‘이적생’이다. 최용수(45) 서울 감독은 신진호가 올 시즌 중간에 상주상무에 가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영입했다. 미드필더 하대성(31ㆍFC도쿄)과 고명진(28ㆍ알 라이안)이 모두 떠난 상황에서 대체 자원이 필요했고 신진호를 적임자라 판단했다.

신진호는 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올 시즌 개막 후 약 3개월 동안 정규리그 6경기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경기 등 10경기만 뛰고도 누구보다 인상 깊은 활약을 선보였다. 서울이 정규리그 5승1패, 챔피언스리그 3승1무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이었다.

특히 이날 수원FC와 고별전에서 올 시즌 정규리그 첫 득점에 성공했다. 1-0으로 앞선 후반 6분 프리킥으로 쐐기 골을 터뜨렸다. 동료들이 신진호를 위해 기회를 양보했는데 그림 같은 슛으로 화답했다. 득점 뒤 관중석 앞으로 뛰어가 거수경례를 하며 예비 군인다운 세리머니를 펼쳤다. 후반 11분에는 페널티 박스에서 수비 키를 넘기는 절묘한 로빙 패스로 데얀(35)의 세 번째 골을 도왔다. 신진호는 경기 뒤 “서울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이 3개월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넣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용수 감독은 “서울이 매번 슬로우 스타터로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신진호를 통해 이런 모습을 지우고 싶었는데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해줬다”고 엄지를 든 뒤 “신진호는 인성과 경기력을 모두 갖춘 선수다. 그가 뛴 지난 3개월은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고 칭찬했다.

신진호는 “서울이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에서 우승하면 챔피언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 멀리서나마 뜨겁게 손뼉을 치겠다”고 말해 홈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편 같은 날 전북 현대는 김보경(27)의 결승골로 성남FC를 3-2로 누르고 3승3무(승점 12)를 마크하며 서울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상주상무는 포항 스틸러스를 2-0으로 눌렀고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7일에는 광주FC가 전남 드래곤즈를 2-1로 꺾었고 제주 유나이티드는 울산 현대를 1-0으로 이겼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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