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 다이애나 홀로 앉은 타지마할 벤치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와 함께 찾아
인도 무굴제국 황제 샤 자한이 황후 뭄타즈 마할을 위해 건설한 대영묘 ‘타지마할’에는 ‘다이애나 벤치’가 있다. 찰스 영국 왕세자와 이혼한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가 1992년 홀로 타지마할을 방문해 앉았던 의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16일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의 아들 윌리엄 왕세손이 캐서린 미들턴 왕세손비와 나란히 ‘다이애나 벤치’에 앉았다. 수십 명의 취재진 카메라 앞에서 두 사람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다이애나의 아들이 자신의 아내와 함께 24년 전 자신의 어머니가 홀로 방문했던 인도의 기념물을 방문했다”며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약속했으나 주지 않았던 사랑을 상징하는 장소에 새로운 추억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영국과 인도의 우호증진을 위해 10일부터 인도를 방문 중이며 4월 29일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을 앞두고 있다. 두 사람을 가이드한 리즈완 모하메드(35)는 “미들턴 왕세손비가 타지마할은 결혼기념일 직전 최고의 방문 장소라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가 92년 타지마할을 방문했을 때는 혼자였다. 찰스 왕세자와 함께 인도를 방문했으나 찰스는 강연 일정을 이유로 동행하지 못했다. BBC는 “다이애나의 사진은 곧 왕실과 멀어지게 될 그의 고독한 운명을 상징하는 듯했다”고 표현했다.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는 찰스 왕세자가 현재 부인인 카밀라 왕세자비와 내연 관계를 유지하며 불화가 지속되자 1996년 이혼했고 이듬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왕세손들이 거주하는 켄징턴궁의 제이슨 크나우프 대변인은 “케임브리지 공작(윌리엄 왕세손)은 타지마할이 자신의 어머니 고 웨일즈 공작부인(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의 기억이 남은 장소임을 알고 있다”며 “그는 타지마할에서의 어머니 모습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것에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후에 “사진 촬영 장소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 가장 사진 찍기 좋은 장소였을 뿐”이라고 다시 밝혔지만 디키 아비터 전 영국왕실 대변인은 BBC에 윌리엄의 타지마할 방문이 “대단히 용감한 행동이었다”고 논평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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