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추첨에 참석한 신태용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본선 조별리그 상대가 결정된 한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이 2회 연속 메달을 따기 위해 넘어야 할 다양한 변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녀축구 조추첨에서 피지ㆍ멕시코ㆍ독일과 함께 C조에 포함됐다. 이로써 한국은 8월 4일과 12일 브라질 동쪽 해안가에 위치한 사우바도르에서 각각 피지ㆍ독일과 1,2차전을 치르고 20일 장소를 브라질리아로 옮겨 멕시코와 최종전에 임한다.
대체적인 대진과 일정은 운이 따랐다는 분석이다. 사우바도르와 브라질리아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2시간 남짓의 비교적 짧은 비행 거리로 이동이 가능하다. 리우에서 북동쪽으로 약 1200㎞ 떨어진 사우바도르를 거쳐 다시 남서쪽으로 약 1100㎞인 브라질리아로 가면 된다.
신태용호는 따로 베이스캠프를 두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필요한 이동이 단 한 차례라는 점은 큰 소득이다. 또 두 도시의 8월 평균 최고기온이 26도 안팎으로 타 도시에 비해 낮아 컨디션 조절에도 유리할 전망이다. 이는 B조에 포함돼 아마존 열대 우림 지역에 있는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조별리그 2경기를 치러야 하는 일본에 비해 굉장히 좋은 조건이다. 마나우스는 8월 평균 최고기온이 32℃에다 습도는 79%에 달하는 끈적끈적한 기후로 악명 높다.
그러나 호재가 있으면 악재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가장 큰 변수로 1,2차전이 열릴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의 잔디 상태가 떠올랐다. 조 편성 후 브라질 현지로 떠난 신 감독은 구장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커룸 등 좋은 시설에 대해선 만족감을 드러냈으나 막상 잔디를 보고는 "엉키는 잔디"라며 "우리한테는 낯선 잔디다. 이게 쉬운 잔디가 아니다"고 난색을 표했다.
엉키는 잔디는 신태용호같이 중원에서 짧고 간결한 패스 축구를 구사하는 팀에게는 불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실제 이곳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스페인이 네덜란드에 1-5의 대패를 당한 바 있다. 그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엉키는 잔디가 꼽혔다.
뉴질랜드가 부정 선수 출전 파문으로 몰수패를 당하면서 어부지리로 올림픽 무대에 처음 얼굴을 내민 피지를 만나 최상의 조 편성이라는 견해가 나오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신 감독이 "독일만은 피했으면 했다"고 경계할 만큼 독일은 유럽을 대표하는 전통의 강호다. 웬만해선 조별리그 통과가 유력시된다. 결국 멕시코와 다툼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만만치 않다.
한국이 동메달을 딴 2012 런던올림픽에서 멕시코는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북중미 예선을 5전 전승 1위로 통과한 멕시코는 라울 구티에레스 감독이 17세 이하(U-17) 시절부터 팀을 맡아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북중미 예선 10득점-1실점 및 2013년 이후 15경기에서 12승2무1패의 압도적인 승률이다. 멕시코의 또 다른 변수는 와일드카드다. 런던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유럽파들이 주축을 이뤄 브라질(결승)을 꺾고 금메달을 딴 것처럼 이번 역시 본선에서 더 강력한 면모를 보일 것이 확실하다.
이에 따라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감독은 녹록하지 않은 조별리그가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상대적 약체로 평가 받는 피지와 한 조이지만 나머지 두 팀은 전력이 아주 강한 만큼 쉽지 않은 조"라면서 "마지막 경기까지 가봐야 8강 진출 두 팀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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