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명성이 높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패키지 게임을 넘어 온라인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더니 모회사인 액티비전-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가 모바일 게임기업 킹(KING)을 인수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다.
■ 액티비전에 합병되기까지…블리자드의 역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컴퓨터 게임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회사로 출발했다. 1991년 UCLA를 졸업한 마이클 모하임, 앨런 애드함, 프랭크 피어스가 '실리콘 앤드 시냅스'란 이름으로 세운 회사가 전신이다.
초기에는 다른 회사의 외주 일을 주로 했으나 1993년 '록큰롤 레이싱'과 '로스트 바이킹스'를 선보이면서 독자적으로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1994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로 회사 이름을 바꾼 뒤 같은 해 출시한 '워크래프트: 오크와 인간'이 큰 흥행을 거두면서 글로벌 게임업체로 성장했다.
/▲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제공
1997년 온라인 게임 서비스 배틀넷(Battle.net)을 출시한 블리자드는 다음해 '스타크래프트'를 발매해 연타석 홈런을 쳐낸다. 미래의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이 게임은 전 세계에 1,100만 장 이상 판매되며 그 해 가장 많이 팔린 게임으로 기록됐다.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서는 1998년 발매된 스타크래프트가 크게 흥행했다. 2010년 12월 출시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대격변'은 출시된 당일 330만장이 판매돼 PC 게임 부분 최단 시간 최대 판매 기록을 세운 바 있다.
/▲ 블리자드의 대표 게임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후 비방디 유니버셜(Vivendi Universal, SA)의 자회사였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2008년 액티비전과 비방디의 합병으로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자회사가 됐다.
■ 스타크래프트로 e스포츠 문화 정착
블리자드가 국내 게임 시장에 끼친 영향력은 상당하다. 특히 스타크래프트는 본격적인 국내 e스포츠 문화 보급을 이끈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 ▲ 지난달 26일 스타2 프로리그 1라운드에서 우승한 SK텔레콤 T1 선수단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 제공
본격적인 스타리그는 1999년 열린 '프로게이머 코리아 오픈(PKO)'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PKO가 주최하고 투니버스가 주관 방송사를 맡은 이 리그는 결국 초기 다양한 잡음을 만들어내며 사실상 중단 위기에 빠진 바 있다.
결국 주관방송사 투니버스가 독자적으로 리그를 진행했지만 긴 리그 일정과 초기 미숙했던 운영으로 선수들의 참여가 많지 않았다. 때문에 온게임넷은 다음 해에 열린 2000년 하나로통신배 투니버스 스타리그를 초대 리그로 인정하고 있다.
이 리그에서 당시 스타크래프트 최강자로 군림한 기욤 패트리가 우승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본격적인 e스포츠 문화가 알려지게 된다. 같은 해 게임 전문 채널 온게임넷이 개국하며 스타리그는 중흥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2001년 한빛소프트배 온게임넷 스타리그부터는 리그가 메이저리그로 전환됐고, 임요환이 우승하면서 국내 1세대 프로게이머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다양한 프로구단과 인기 선수들이 등장하며 강력한 팬덤층이 생겨나게 됐고, 경기도 생방송으로 중계를 시작해 팬들이 직접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문화가 보급됐다.
그러나 소송권 분쟁, 연이은 승부조작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이어지며 팬층은 얇아졌고, 급기야는 2014년부터 스타리그가 잠정 중단되기에 이른다.
이후 스베누가 스폰서를 맡은 스타리그는 부활에 시동을 걸었고, 스타크래프트2 리그를 통해 스타플레이어를 양산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 스타2 프로리그는 오는 18일 3주차 일정을 앞두고 있다.
■ 신작 '오버워치'로 새 이정표 제시
온라인 슈팅게임 오버워치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정체성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게임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버워치는 1인칭 슈팅 게임으로 '블리즈컨 2014'를 통해 개발 소식과 함께 12명의 캐릭터를 공개한 바 있다. 기존 출시작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와 구분되는 새로운 세계관을 통해 기존 블리자드만의 색채를 과감히 탈피한 타이틀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2월 17일 클로즈 베타 서비스를 공개한 이후 지난 1일부터 PC방을 통한 테스트 버전을 운영해 왔다. 블리자드는 14일까지 국내 500여개 PC방을 통해 진행되는 테스트를 통해 흥행 가능성을 점쳤다. 서울 지역 PC방을 운영하는 점주들에 의하면 오버위치는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다음으로 많은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추정하는 점유율은 약 14~16%로 '서든어택(넥슨)'보다 높은 수치다.
▲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제공
다음달 24일 정식 출시되는 오버워치는 6:6 팀 기반의 전략 슈팅게임이다. 한국 영웅 디바(D.Va)를 포함해 21명의 영웅을 골라 플레이할 수 있으며 제한 시간 내 '거점 점령' '화물 운송'과 같은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다양한 영웅들이 등장하는 게임의 경우 밸런스 붕괴를 우려할 수 있는데 오버워치는 조작의 숙련도가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가 된다.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도 오버워치의 백미로 꼽힌다. 계정 레벨을 올려 영웅들의 외관, 대사 등의 요소를 기호에 맞게 바꿀 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블리자드가 올해 다양한 사업 전략으로 영역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특히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를 통한 e스포츠 사업과 신작 오버워치를 통해 게임 시장의 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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