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경제’를 주창하며 대중의 인기를 누리는 두 유명 정치지도자가 만났다.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바티칸에서 접견했다.
AFP통신은 두 사람은 교황의 거처인 바티칸 성녀 마르타 호텔에서 5분간 만났으며 이 만남을 카메라가 기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샌더스 의원을 잠시 만난 후 레스보스 섬에 있는 12명의 난민을 만나기 위해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샌더스는 유대교도이자 여성과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하는 인물로 로마 가톨릭과는 종교적ㆍ정치적인 거리가 멀기에 이번 만남은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샌더스와의 만남에는 정치적 의미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나는 샌더스 부부와 다른 부부를 바티칸의 다른 손님들처럼 대우했다”며 “방문자에게 인사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교황과 샌더스 의원의 만남은 뉴욕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샌더스 의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경제적 형평성을 주장해 온 교황의 이미지가 뉴욕의 심장부 월가를 공격해 온 샌더스 의원의 정치적 행보와 맞아떨어지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 방송 ABC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행보는 국제경제체제에 새로운 도덕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확산했다”며 “나는 그의 특별한 활동에 감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마르셀로 산체스 소론도 교황청 과학원장의 초청을 받아 15일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으며 16일 오후 뉴욕 선거유세를 위해 미국으로 돌아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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