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속 진도 팽목항서 열려
2000여명 추모객 참석… 미수습자 9명 귀환 기원
비바람이 몰아치는 16일 오전 9시 전남 진도팽목항.
세월호 2주기 추모 및 기다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온 추모객들의 의지를 강풍을 막을 수 없었다. 세월호참사진도군범군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천막을 설치하려 했지만 바람이 심하게 불어 허사에 거치는 등 기상이 악조건이었지만 2,000여명의 추모객이 참석한 가운데 분향과 헌화 등 추모행사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진행됐다.
이날 추모식에는 김영석 해수부장관과 이낙연 전남지사, 이동진 진도군수와 유가족, 지역주민 등이 참석했다.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의 식전 공연으로 시작한 추모식은 세월호 사고 영상이 상영돼 여기저기서 참석자들이 눈시울을 적셨다.
김 장관은 추모사를 통해“미수습자 9분이 돌아올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송구스런 마음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어“2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믿고 기다려주시는 미수습자 가족께 깊은 위로와 감사 말씀을 전한다”며“정부는 세월호를 반드시 인양해 미수습자 모두가 여러분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지난날의 잘못을 바로 잡지 않고서는 앞날을 기약할 수 없다”며“대한민국의 건설도 유가족의 상처치유도 진상규명에서 시작된다”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세월호 실종자인 단원고 2학년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가족을 대표해“내년 3주기 때는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돼 미수습자 9명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제도와 법을 보완해서 이런 참사로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마지막 이길 바란다”고 울먹였다.
추모객 박대원(63ㆍ전남 목포시)씨는“대한민국의 기둥이었던 우리 젊은이들이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차디찬 바다에 있어 부모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아프다”며“두번 다시 이런 일들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모두 노력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추모식은 진도지역 학생 2명이 직접 쓴 추모시 낭독과 참석자들이 손에 들고 있던 노란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는‘추모풍선 날리기’가 절정을 이뤘다. 또 망자의 한을 달래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씻김굿보존회의‘진도 씻김굿’과 금비예술단의 춤극‘지금 그리고 여기’공연이 펼쳐졌다.
한편 이날 오후 추모 및 부대행사로 진도교회연합회의 ‘304대 깃발 차량 퍼레이드’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팽목항까지 펼쳐졌고, 천주교 광주대교구의 추모 미사와 진도불교사암회의 추모법회, 풍등날리기 등이 팽목항 방파제에서 진도불교사암회의 추모법회와 풍등날리기 행사 등이 열렸다.
진도=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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