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 속 중립 목소리 필요
황영철 “비대위에 포진시켜야”
정병국 “수직적 당천관계 문제”

4ㆍ13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 내에서 계파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 개혁쇄신파의 비중이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내 친박계와 비박계의 권력에 대한 탐욕이 마찰과 갈등을 불렀고 거기에 대한 경고가 총선 표심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에 따른 자성론이다.
18대 국회 때 개혁 성향의 쇄신소장파 모임이었던 ‘민본21’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황영철 당선자(3선)는 1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적 심판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 극복하려면 개혁ㆍ쇄신 의원들을 비상대책위원회에 포진시켜 책임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당을 살려내고 정권재창출을 하려면 계파싸움을 멈추고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를 시행착오 없이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총선 참패의 주역이기도 한 원유철 원내대표 겸 공동선대위원장이 비대위원장에 오르면서 그의 ‘보완재’로서 균형감 있는 원내 인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민본21에 있었던 다른 원외 인사는 “현장을 모르는 외부 비대위원들로 채워지면 배가 산으로 간다”며 “현 정부 성공을 위한 당내 다양한 논의와 컨센서스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래연대(16대), 수요모임(17대), 민본21(18대) 등은 우파 보수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목소리를 냈던 대표적인 개혁쇄신파 모임이었다. 민본21의 역할은 19대 국회에서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과 ‘아침소리’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은 ‘천막당사’ 쇄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2선 후퇴 요구, 18대 대선 직전의 비대위 체제 전환 요구 등의 목소리를 냈던 과거 개혁쇄신파 모임만큼 치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주 월요일 조찬 겸 회의를 가졌던 아침소리는 막판에는 고작 4,5명 출석하는 수준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원조 쇄신파인 이른바 ‘남원정(남경필ㆍ원희룡ㆍ정병국)’의 한 명인 정병국 당선자(5선)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가 수직적 당ㆍ청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여권 내 개혁이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배신의 정치인’으로 찍혀 물러나는 것을 목도한 뒤 당내 ‘방향타’와 같았던 쇄신 목소리가 급격하게 줄었다는 지적과 맥락이 같다. 아침소리에 소속됐던 한 의원은 “당 전체를 리셋하는 마음으로 처절하게 반성하고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