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13일 밤 당선을 확정한 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부친(왼쪽)과 부인 이유미 여사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대구=고영권 기자youngkoh@hankookilbo.com
3수 끝에 보수의 아성 대구에서 생환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당선자(대구 수성갑)의 일성은 당내 강경파를 향한 경고였다. 당내 대표적 비주류이자 국민의당 의원들과 친분이 두터운 이종걸 원내대표는 야권 협력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더민주의 주력 정치인들이 4ㆍ13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이 열린 15일 경쟁적으로 존재감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김 당선자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과거 강경파라는 분들이 자기 목소리를 마치 당의 목소리인양 강요했다. (20대 국회에 입성하면) 참지 않겠다”며 친노ㆍ운동권 내 일부 강경파들을 향해 선전포고 발언을 했다. 그는 이어 “당내에서 몇 사람에게 지지 좀 받겠다고 입 발린 말을 할 생각도 없다”며 “당과 국민 사이를 이간질하는 못난 행동을 하면, 동료끼리 예의를 떠나 야권을 살려야겠다는 충정으로 할 말을 할 작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당선자는 정장선 총선기획단장 등과 함께 50대 젊은 정치인 중심의 세대교체를 요구해온 ‘통합행동’ 모임에서 활동하는 등 당내 대표적인 중도파로 분류된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국민의당이라는 형제(兄弟)당이 생겼다”며 “야당 간 협주를 위한 훌륭한 지휘자가 필요한 만큼, 내가 그 지휘자를 만들기 위한 다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과거 자신과 함께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등에서 비주류계로 활동했으나 국민의당 소속이 된 김한길 주승용 김동철 유성엽 황주홍 의원과 친분이 두텁다. 이번 총선에서 생환한 정동영 국민의당 당선자(전북 전주병)도 이날 “더민주는 어쨌든 형제당 아니냐. 형제랑 손을 잡고 가야 한다”며 이 원내대표 발언과 결을 같이 했다.
다만 안철수 공동대표 등 국민의당 주류의 강한 반발 기류로 인해, 협력을 넘어 ‘야권 통합’을 이야기 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이다. 실제 안 공동대표는 이날 선대위 해단식에서 “국민의당이 문제를 해결하고 정치를 주도하는 국회 운영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며 독자 노선을 재차 천명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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