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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구의 동시동심] 팝콘 교실

입력
2016.04.1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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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용 옥수수와 기름을 넣고 팝콘 기계를 돌리면 가열되면서 팡, 팡, 팡, 잇따라 옥수수 알갱이들이 폭발한다. 노란 껍질이 뒤집히며 눈송이 같고 흰 꽃송이 같은 고소한 팝콘이 만들어져 수북하게 쌓인다. 극장에서 영화 볼 때, 야구장에서 경기를 볼 때, 심심한 저녁에 텔레비전을 볼 때 팝콘은 꼭 챙겨야 할 간식거리다.

팝콘 기계 안에서 “톡톡 튀”는 옥수수 알갱이들은 팽팽하게 살아 있다. 그 파열음과 속도는 가라앉은 기분, 축 늘어진 두뇌 활동을 자극한다. 문현식 시인은 그 알갱이들에게 “계속 튀어라”라고 응원한다. 여기서 멈추면 ‘선생님’이 냠냠 다 먹어 버릴지도 모른다고. 순간 팝콘 기계는 팝콘 교실이 된다. 서른 명의 또랑또랑한 아이들이 끊임없이 톡톡 튀어 오르는, 살아 있는 교실이다.

문현식 시인은 초등학교 교사다. 아이들의 발랄함과 창의성을 잘 안다. 톡톡 튀는 아이들에게 “알갱이들아, 계속 튀어라” 주문을 건다. 튀기를 멈추는 순간 아이들은 ‘선생님’으로 상징되는 규격화된 교육에 포섭되어 좀비나 로봇이 되어 버릴지 모른다. 그러지 않는 한 알갱이들은 톡톡 튀면서 노릇노릇 익어갈 것이다.

4ㆍ13 총선 결과도 팝콘처럼 팡 튀었다. 더불어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이다. 떡 하나씩 내주다가는 결국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리라는 것을 알아챈 국민들이 톡톡 튀기 시작했으니, 멈추지 말아라!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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