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해양박물관(관장 손재학)은 1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부산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조선통신사, 세계인의 품으로’ 테마전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테마전은 지난달 30일 유네스코 사무국에 접수한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다.
전시는 등재신청 목록(양국 총 111건 333점)에 포함된 국립해양박물 소장 자료 4점(봉별시고, 수창시, 시고, 도화소조도)과 통신사선(通信使船) 회화 자료 3점, 364점의 한지인형으로 재현한 조선통신사 등성행렬도(부산문화재단 소장)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 중 ‘수창시’는 1682년(숙종 8) 조선통신사가 본격 문화사절단 역할을 한 임술사행에서 이뤄진 문학교류를 보여주는 자료. 이 자료는 당시 사행단 중 문사교류의 주역을 맡았던 제술관 성완, 이담령, 홍세태 등 조선 학자와 일본인 야마다 겐킨이 주고받은 시를 모은 것이다. 특히 조선에서는 중인이었지만 일본인들에게 글과 그림으로 인기가 높았던 홍세태의 시가 담겨 있다.
목록에 포함된 자료 중 부사 이면구와 일본 학자 간의 시문수창(詩文酬唱)이 담긴‘봉별시고(奉別詩稿)’, 사자관 동강 피종정(東岡 皮宗鼎)의‘시고(詩稿)’, 수행화원이었던 신원 이의양(信園 李義陽)의 ‘도화소조도(桃花小鳥圖)’는 마지막 통신사행이 이뤄졌던 1811년(순조11)의 자료다.
또 ‘도화소조도’는 도화서 화원이었지만 남종화에 능했던 이의양의 화풍을 느낄 수 있는 자료로, ‘조선이신(朝鮮爾信)’이라는 이의양의 자(子)가 있어 일본에 간 후 그린 작품이다.
박물관 측은 이들 자료 외에도 조선통신사와 관련된 고문서, 그림 등 40건 72점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3층 상설전시관 앞에 재현되어 있는 조선통신사선은 1811년 마지막 사행을 수행할 때의 선박을 절반 크기로 복원한 것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통신사선이다.
손재학 관장은 “한ㆍ일 간 정치, 문화적 교류 역할을 지속적으로 담당했던 조선통신사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일본으로 가는 중간지점이었던 부산에서 진행되는 이번 테마전이 통신사의 가치를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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