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폐사해 안타까움을 더했던 멸종위기종 벨루가(흰고래) ‘벨로’의 사인이 패혈증으로 밝혀졌다. 패혈증은 그동안 수족관 속 고래 폐사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결국 사육시설 감금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질병저항력 저하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15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 벨로의 부검 샘플을 의뢰한 결과 폐혈증이라는 결론을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패혈증은 미생물 감염이 전신으로 확대돼 주요 장기 기능에 장애를 가져오는 것으로, 면역력이 약한 개체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은 “육안검사, 조직검사, 미생물검사를 종합해 볼 때 패혈증으로 폐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수족관 속 고래들의 대부분 폐사 원인은 패혈증, 패혈성 쇼크, 폐렴 등이었다. 수의학적 사인으로는 패혈증으로 나왔지만 개체간 싸움으로 인한 것인지, 스트레스로 인한 것인지 등 사인만으로는 벨로가 죽은 이유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는 게 동물보호단체들의 주장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감금시설에서 사는 고래들이 패혈증이나 폐렴으로 죽는 게 반복된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스트레스나 질병 저항력이 약으로도 버티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는 걸 의미한다”며 “결국 감금으로 인해 멸종위기종 고래가 성체도 되지 못한 채 죽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