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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체 피지, 최대한 큰 점수차로 이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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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체 피지, 최대한 큰 점수차로 이겨야”

입력
2016.04.1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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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아테네올림픽 때 이천수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4 아테네올림픽 때 이천수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천수(35)는 연령별 제한(23세 이하)이 있는 올림픽 축구에 두 번이나 참가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만 열 아홉의 나이로 네 살 위 형들과 함께 2000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했고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는 에이스로 활약하며 8강에 진출했다. 두 차례 올림픽을 경험한 그는 리우 올림픽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이천수는 “아프리카와는 같은 조가 안 되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아테네 때 말리와 붙었는데 수비가 엄청 고생했다. 아프리카 선수들은 도저히 전환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방향을 튼다. 신체 능력이 워낙 좋고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많아 힘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은 14일(한국시간) 열린 조 추첨에서 아프리카를 피했다. 피지(오세아니아), 독일(유럽), 멕시코(북중미)와 C조에 속했다. 이천수는 “톱시드 중 멕시코가 가장 해볼 만한 팀이었다. 다행이다”면서도 “독일은 브라질과 함께 가장 피하고 싶은 팀이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피지가 확실한 1승 상대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이천수는 물고 물리는 상황을 경계했다. 피지처럼 확실한 약체가 있을 경우 나머지 세 팀이 물고 물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천수가 직접 경험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은 2승1패로 조별리그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고도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는 모로코가 3전 전패였다. 한국은 칠레와 모로코를 1-0으로 잡았지만 첫 경기에서 스페인에 0-3으로 완패한 것에 발목 잡혀 골득실에서 뒤져 3위로 밀렸다. 이천수는 “피지는 최대한 큰 점수 차로 이겨야 한다. 첫 경기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며 “후배들이 2012 런던올림픽처럼 메달 신화를 한 번 더 달성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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