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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형세가 기울었다

입력
2016.04.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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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알파고

흑 이세돌

참고1도
참고1도
참고2도
참고2도

<장면 5> 이세돌이 좌상귀에서 먼저 공격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흑이 쫓기는 모습이다. 이세돌이 한 번 더 “고”를 외쳤다. 1로 좌변 흑돌을 움직인 건 정말 대단한 강수다. 이렇게 미생마 근처에서 새롭게 싸움을 벌이는 건 절대 금기사항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평범하게 둬서는 도저히 형세를 만회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한 눈에 봐도 흑의 무리다. 인간 대표 이세돌이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5와 6의 교환도 명백히 악수지만 이 교환을 먼저 해 놓아야 다음에 9로 밀고 들어가는 게 강력해진다. 이때 백이 <참고1도> 1로 차단해서 흑을 양곤마 형태로 공격할 수도 있지만 알파고는 점잖게 10으로 중앙을 지켰다. 지난 1, 2국의 경험으로 보아 알파고가 이런 식으로 느슨하게 나오면 오히려 불안하다. 스스로 형세가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11 때 12도 냉정 침착하다. 이세돌이 어떻게든 난전으로 이끌어 보려 했지만 알파고의 빈틈없는 대응에 막혀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했다. 할 수 없이 13, 15로 ‘회군’했지만 16, 22가 놓이자 하변이 어느 틈에 백의 세력권으로 변했다. 게다가 좌변에는 <참고2도>처럼 패로 버티는 뒷맛까지 남았다. 지금은 백이 유리한 상황이므로 섣불리 이를 결행하지 않겠지만 이런 고약한 뒷맛이 남아 있다는 건 상당한 부담이다. 일찌감치 형세가 백쪽으로 기울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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