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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에 무게 실리나

입력
2016.04.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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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오면 그가 온다. 4ㆍ13총선 다음날인 14일 새누리당에서 조심스럽게 이런 말이 나온다. 대선주자 급 후보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대응 카드가 마땅치 않은 여권에서 ‘반기문’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이다. 총선 결과로 보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여권 대선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은 높아져 있다.

반 총장과 겨룰만한 잠룡으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거론돼 왔다. 오 전 시장과 김 전 지사는 낙선했고 김 대표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이날 물러났다.

반 총장과 함께 이른바 ‘남ㆍ원ㆍ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도 급부상하고 있다. 정병국 의원은 5선 중진으로 당을 지키고 있고,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는 광역단체장으로 대권 잠룡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이들은 여권의 원조 쇄신파로 불리며 16ㆍ17대 국회 당시 정치 자금 차떼기 의혹에 휩싸였던 한나라당에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등 개혁 행보를 보여왔다. 보수 세력의 획기적 변화를 갈망하는 최근 민심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여론조사에서는 반 총장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그 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 지지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한국일보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난달 29, 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대선후보 지지율 18.5%로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반 총장이 오는 6월 예정대로 귀국하면 여론의 관심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지난해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대사관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번 6월 서울에서 열리는 유엔 주최 NGO 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충청권에서 새누리당이 전체의석(27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도 반 총장의 대권가도에 힘을 싣는다. 사실 영남에서도 여당에 대한 심판론이 고개를 들었지만 충청권에선 오히려 여당 바람이 거셌는데, 이는 ‘반기문 효과’로 밖에는 달리 설명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사실 청와대와 친박계는 그 동안 반 총장을 향해 러브콜을 송신해왔다. 홍문종ㆍ이장우ㆍ김태흠 의원 등 친박계 핵심 의원 다수는 충청 출신이거나 충청을 지역구를 하고 있다. 충청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윤상현 의원은 지난 2014년 말 반 총장의 차기 대선출마 가능성을 조명해보는 세미나를 개최해 반기문 대망론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이에 비박계인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30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반 총장의 새누리당으로의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도전해야 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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