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ㆍ비박 싸움, 朴정부 불통
국회법 개정에 공천 파문까지
안하무인 여권에 뼈아픈 경고
청와대가 제20대 총선에서 여당이 최악의 참패를 당한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에 20대 국회 원내 2당(122석)이라는 수모를 안긴 이번 총선 민심에는 새누리당 내부 계파, 집권여당, 나아가 박근혜정부를 향한 심판이 총체적으로 녹아있다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보수 진영 정치구성체 전부를 향한 심판이었다는 얘기다.

대구ㆍ경북(TK), 부산ㆍ경남(PK) 텃밭에서 생긴 거대한 균열은 주류 친박계와 비주류 비박계 모두를 경고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양 계파 모두 정부의 국정개혁 과제를 뒷받침해 성공하는 정부를 만들자면서도 사사건건 대립했고 결국 '옥새파동'이라는 희대의 공천사를 쓴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일여다야(一與多野) 선거구도에서 야당의 사지(死地) 진입이 성공한 것은 여당에 더는 내부 다툼을 하지 말라는 지지층의 경고로밖에 볼 수 없다. 인과응보”라고 말했다.

“집권 4년 차가 됐지만 내세울 만한 국정운영의 성과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담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식물국회를 부른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주도해 통과된 법안인데도 쟁점 법안의 교착 상태를 항상 ‘야당의 국정발목잡기’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심판적 표심이 표출됐다는 얘기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ㆍ여당이 ‘지난 3년 간 뭘 했나’ 국민이 반추했을 것이고 결국 친박과 비박이 당권을 잡기 위해 탐욕만 부렸다는 잔상만이 남아 반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집권 후반기 보수 지지층의 결집이 이완된 탓도 있지만 왜 이렇게까지 됐는가 하는 전반적인 평가와 내부 점검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반환점을 돈 현 정부의 중간 평가로서 그간의 국정운영 기조와 방식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청와대와의 교감 없이는 어려웠을 공천과 선거 과정에서의 ‘진박 마케팅’이나 박근혜 대통령의 총선 개입성 발언, 인사 난맥, 국회와의 공감ㆍ소통 부족 등이 야당의 ‘정권심판론’과 합쳐져 파괴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국정원 댓글 사건, 세월호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불거졌던 국회법 개정안 파문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 축출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보인 오만, 독선, 유체이탈화법 등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라며 “19대 국회에서 치른 각종 선거에서 국민이 미래지향적으로 투표해 여당의 승리를 안겨줬다면 이번에는 19대 국회와 현 정부를 향해 회고적 투표로 민심을 전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총선이 19대 대선으로 연결되는 징검다리 성격의 선거라는 점에서 여권으로서는 뼈아픈 경고인 셈이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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