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득표와 정당 득표 차이
더민주 281만ㆍ새누리 124만표
국민의당ㆍ정의당 등 선택한 듯
여소야대 국회를 만든 20대 총선의 승부를 결정지은 변수 중 하나는 교차투표였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후보자 득표수는 888만여표였고, 정당투표 득표수는 607만여표였다. 더민주 유권자 281만명 가량이 정당투표에선 더민주가 아닌 다른 정당으로 투표했다는 뜻이다. 특히 더민주 지지자의 이 같은 교차투표 성향은 경기(92만여표) 서울(85만여표)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일부는 더민주 지지자가 아닌 유권자가 전략적 투표를 위해 더민주 후보를 지지했다고 볼 수 있다.
야권분열로 ‘1여다야’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자 지역구 투표에선 여권에 맞서 당선이 가능한 더민주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고, 정당투표에선 국민의당을 찍은 야권 성향 유권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역시 지역구 총 득표수(920만여표)보다 정당투표 득표수(796만여표)가 124만여표 부족했다. 새누리당 지지자의 이런 교차투표 성향도 경기(41만여표) 서울(30만여표) 지역에서 높았다. 여권의 공천 파동과 실정에 실망한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야당 투표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국민의당은 정당 득표가 지역구 총 득표수보다 279만여표 더 많았고 정의당 역시 132만여표 더 많았다.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더민주를 지지했던 유권자가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 정의당을 선택했단 의미다. 이 같은 결과에 따라 총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새누리당 17석, 더민주, 국민의당 각 13석, 정의당 4석씩 나눠가졌다.
한편 국민의당은 광주, 전남ㆍ북 정당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고, 나머지 지역은 새누리당이 모두 1위를 지켰다. 더민주는 비록 새누리당을 누르고 제1당이 됐지만 정당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지역이 한 곳도 없었다.
오유석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새누리당과 더민주 성향 유권자들이 기존 정당에 대한 심판 정서를 갖고 투표장에 갔지만, 정당투표에서 상대 정당을 찍을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제3의 대안인 국민의당을 찍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ankookilbo.com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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