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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관광객 100만명 시대…우여곡절 끝에 터미널 공사 재개

입력
2016.04.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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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에선<2>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해군 함정은 드나들고 있지만

민항 시설 없어 아직은 반쪽

작년 관광객 61만명 제주항으로

내년 7월 크루즈선박 기항땐

세계적 크루즈 허브로 도약 기대

1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 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크루즈터미널 및 친수공원 조성공사 현장. 공사장 출입구 인근에는 굴삭기와 인부들이 본격적인 공사를 앞두고 현장을 정리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공사장 남쪽 바다 방향으로는 15만톤급 크루즈선박 2척이 동시에 기항할 수 있는 제주민군복합항 서방파제(420m)와 남방파제(1,076m)가 길게 뻗어 있었고, 계류부두에는 해군 함정들이 정박해 있었다.

제주 서귀포시 제주민군복합항 크루즈터미널 공사 현장에서 인부들이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바다 쪽으로 보이는 방파제에는 15만톤급 크루즈선박 2척이 동시에 기항할 수 있다. 제주=김영헌 기자.
제주 서귀포시 제주민군복합항 크루즈터미널 공사 현장에서 인부들이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바다 쪽으로 보이는 방파제에는 15만톤급 크루즈선박 2척이 동시에 기항할 수 있다. 제주=김영헌 기자.
제주 서귀포시 제주민군복합항 크루즈터미널 공사현장 입구. 작업인부 뒤쪽으로 제주민군복합항에 정박 중인 해군 함정이 보인다. 제주=김영헌 기자.
제주 서귀포시 제주민군복합항 크루즈터미널 공사현장 입구. 작업인부 뒤쪽으로 제주민군복합항에 정박 중인 해군 함정이 보인다. 제주=김영헌 기자.

해군기지인 군항 기능과 크루즈선박이 출입할 수 있는 민항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제주민군복합항은 지난 2월 9년 만에 문을 열었지만 아직은 반쪽짜리다. 해군 함정들은 드나들고 있지만 크루즈선박들이 기항할 수 있는 시설들은 아무것도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총사업비 1조765억원이 투입된 제주민군복합항 건설사업은 1993년 12월 합동참모회의에서 해군기지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 2007년 서귀포 강정마을이 최종 부지로 선정됐다. 이어 2008년 9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민과 군이 함께 사용하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으로 건설이 결정됐고, 2010년 1월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돼 2월 완공됐다.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전경. 해군 제공.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전경. 해군 제공.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전경. 해군 제공.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전경. 해군 제공.

크루즈터미널 건설사업은 지역내 해군기지 반대 여론에 밀려 지난 2014년 6월에야 공사를 시작했지만 같은해 12월 강정주민들의 반대로 중지됐다. 이어 한차례 더 공사 재개와 중단을 반복하다 강정주민들이 더 이상 크루즈터미널 공사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에 따라 지난 달 재개됐다.

제주해군기지는 공사 시작단계에서 호주 시드니, 미국 하와이 등과 견줄 수 있는 세계적인 관광미항 건설이 목표였다. 제주를 동북아 크루즈관광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인프라 기능을 갖추는 한편 대한민국의 생명선인 남방 해상교통로와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중심기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병행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크루즈터미널 공사는 제주민군복합항 완성과 함께 국내 크루즈관광의 중심지인 제주가 아시아 크루즈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크루즈선 제주기항 일정만 557회에 이르며, 크루즈관광객도 사상 최초로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제주민군복합항에 크루즈터미널이 문을 열 경우 제주를 찾는 크루즈 선박은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루즈 관광객이 가져오는 파급효과는 예상외로 크다. 다국적기업인 중국 암웨이 인센티브단 1만7,000여명이 2014년 5월말부터 5차례에 걸쳐 대형 크루즈를 이용, 제주를 찾았을 당시 이들이 제주지역에서 80억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제주 이외에 부산, 여수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쓴 비용만 238억원으로 추산된다.

크루즈관광객 100만명이 제주를 찾을 경우 직접 소비액 5,170억원, 입출항료와 접안료 등 항만수입 78억원, 예선료와 전세버스 등 민간수입 127억원 등 모두 5,375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크루즈관광객 100만명 시대 개척은 지난 2004년 제주에 크루즈가 첫 입항한 지 12년만에 이룬 쾌거다. 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은 입항 첫 해인 2004년 753명(2회)을 시작으로 2010년 5만5,243명(49회), 2014년 59만400명(242회), 지난해 61만2,478명(280회)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전체 크루즈 관광객 87만명 중 71%는 제주 방문객이고, 나머지는 인천과 부산 등에 기항했다.

제주민군복합항 크루즈터미널 건립공사는 사업비 624억원을 투입해 내년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제주도는 이보다 앞서 내년 7월부터 제주민군복합항에 크루즈선이 기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주를 오겠다는 크루즈선박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지만 정작 크루즈가 기항할 수 있는 곳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주민군복합항 크루즈터미널 조감도. 제주도 제공.
제주민군복합항 크루즈터미널 조감도. 제주도 제공.

현재 크루즈선박들이 찾는 제주항에는 14만톤급 크루즈선박이 기항할 수 있는 선석과 8만5,000톤급이 정박할 수 있는 예비선석 등 2개 선석뿐으로, 급증한 크루즈선박을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도는 제주민군복합항에 크루즈터미널이 건립되기 이전인 내년 3월말까지 민군복합항에 크루즈선박을 접안하고 관광객들의 승하선과 이동 등을 위한 계류시설, 승하선 시설, 여객이동시설, 급수시설, 주차시설 등 부두운영지원시설 설치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어 항만보안, 관제시설 등을 갖춰 내년 4월부터 6월까지 시범운항을 거친 후 7월부터는 정상적으로 크루즈선박들이 기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미 제주도는 지난 2월부터 15만톤급 이상 크루즈선사를 대상으로 내년 7월 이후 제주민군복합항 크루즈 입항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도는 내년 연말까지 최소 100척에서 최대 200척까지 제주민군복합항에 입항하는 등 향후 제주항과 함께 제주를 크루즈의 허브로 만드는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는 지리적으로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동북아 지리적 요충지에 유네스코 3관왕(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세계 자연유산 등재, 세계 지질공원 인증)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다”며 “이같은 장점을 토대로 내년부터 제주민군복합항까지 가동할 경우 제주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크루즈 기항지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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