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을선 강원 與 싹쓸이 저지
당진 여론조사 열세 뒤엎고 이변
20년 與독식 인천 연수 ‘野 깃발’
4ㆍ13 총선에서는 당에서도 당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해 ‘찬밥 신세’였다가 승리의 주역이 된 후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야권의 험지로 평가 받아온 지역에서 연이어 승전보를 올려 야권 승리를 견인했다는 평이다.
특히 의외의 성과를 거둔 더불어민주당에서 이 같은 깜짝 당선자들이 많았다. 여도(與都) 강원에서는 ‘원주 떡방앗간 집 아들’이 새누리당의 의석(8석) 싹쓸이를 저지했다. 더민주 송기헌(원주을) 당선자는 14일 새벽까지 접전을 이어가다 이강후 새누리당 후보에게 350표(0.5%포인트) 차로 신승을 거뒀다. 원주는 강원 내에서는 야당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19대 총선에서 야권이 강원에서 단 한 석도 가져가지 못한 만큼 전망이 밝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이 후보에게 2.5%포인트(1,582표) 차로 패했던 송 당선자는 4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설욕했다.
충남 당진의 어기구 더민주 당선자도 재선에 도전한 김동완 새누리당 의원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당진은 그 동안 여론조사에서 더민주‘열세’, 새누리 ‘우세’, 국민의당 ‘경합열세’로 분류된 지역이다. 어 당선자는 국민의당과의 야권단일화를 성사시키지 못한데 이어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에서도 예측 2위로 나타나 당선과는 멀어지는 듯했으나 40.4%의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 짓는 뒷심을 발휘했다.
15대 총선 이후 20년 동안 여당이 독식해 온 인천 연수에서도 정치신인 박찬대(연수갑) 당선자가 야당 깃발을 꽂았다. 박 당선자는 인천 출신 5선 황우여 의원이 지역구를 옮긴 뒤 역시 정치신인인 정승연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어 214표 차의 승리를 거뒀다. 박 당선자는 “현 정권 실세를 자처한 황우여 후보와 상대하고 싶었다. 진정으로 누가 인천을 위해 뛰고 일할지 유권자들이 판단해 주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당의 텃밭인 영남에서도 더민주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경남 양산을에서 당선된 서형수 더민주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가 영남권 인재 영입 1호로 내세운 인물이지만 당선 가능성은 낮았다. 그의 당선에는 여권 표 분산과 더불어 ‘문재인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부산 연제에 처음 출마한 김해영 당선자도 여성가족부 장관 출신의 현역의원 김희정 새누리당 후보를 꺾는 기염을 토했다. 부산에서 야당 후보가 첫 도전에서 당선의 영예를 안은 것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처음이다.
호남에서 ‘녹색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에서도 전북 김제부안에 출마한 김종회 당선자가 더민주 전북 선거대책위원장이자 3선 현역의원인 김춘진 후보를 앞섰다. 김 당선자는 자신의 고향인 김제 유권자의 지지를 발판으로 당의 호남 압승에 기여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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