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 버려진 생선상자가 산더미처럼 쌓여간다. 새 건물로 옮기라는 수협과 옛 시장에서 계속 장사를 하겠다는 상인들간의 싸움에 애꿎은 폐 상자만 보기 흉하게 높아간다. 물건을 팔고 재활용을 위해 지방으로 내려 보내지던 상자들은 수협측의 반출금지 조치로 이를 정리하며 용돈을 벌던 사람들의 벌이마저 없애 버렸다. 포크레인을 동원한 단전 단수에 소송까지 벌어지며 현대화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요즘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새 집 헌 집 싸움에 쌓여가는 생선상자가 갈등지수를 나타내듯 점점 높아져 63빌딩을 가릴 태세다. 추억을 안고 가족과 친구와 물 좋은 생선을 사려면 어디로 가야 할지, 소비자는 난감하기만 하다.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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