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응수(74) 대목장이 광화문 복원공사에 쓰일 비싼 소나무를 빼돌린 혐의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은 데 불복해 정식 재판을 받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 대목장은 지난 1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벌금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자 이의를 제기하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신종환 판사가 사건을 심리하게 됐다.
신 대목장은 2008년 3월 말 광화문 복원공사용으로 문화재청이 공급한 최고 품질의 소나무 26그루 가운데 4그루(시가 약 1,100만원)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목재들은 직경 70㎝ 이상의 대경목(大莖木) 금강송으로 고가의 희귀 소나무다. 검찰은 신 대목장이 나무를 빼돌린 것은 사실이나 대체한 목재 역시 우량목인 점 등을 감안해 약식기소했다. 신 대목장은 애초에 “목재 상태가 좋지 않아 보관하고 있던 더 좋은 목재로 바꿨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숭례문 복구공사 당시 목재를 빼돌린 혐의를 받은 제자 문모(51)씨와 회삿돈 횡령 혐의를 받은 시공사 대표 등 16명은 벌금 300만~2,000만원의 약식명령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약식명령은 검사가 죄가 가볍다고 보고 약식기소하면 법원이 공판절차 없이 서류만으로 벌금과 과료 또는 몰수 등의 형을 내리는 것으로, 불복하는 피고인은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상 정식재판에 가면 약식명령보다 더 무거운 형을 받진 않는다. 첫 재판은 5월 31일이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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