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삼척을 비롯한 강원 영동남부에 무소속 바람이 불었다.
동해ㆍ삼척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이철규(57) 후보는 48.5%의 지지를 얻어 새누리당 박성덕(61), 더불어민주당 박응천(59) 후보를 여유 있게 제치고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이 선거구 유권자들은 정당투표에서 새누리당에 동해 46%, 삼척 48.5%의 지지를 보냈으나, 국회의원은 전략적 선택을 했다.
강원 영동권은 그 동안 심심치 않게 무소속 돌풍이 일었던 곳. 지난 2014년 6ㆍ4지방선거에서 대진 원자력발전소 건설 백지화를 내세워 ‘탈핵(脫核) 후보’를 자처한 김양호(54) 후보가 삼척시장에, 속초에서는 이병선(53)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시장에 당선됐다.
앞서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강릉(최욱철)과 동해ㆍ삼척(최연희), 속초ㆍ고성ㆍ양양(송훈석) 등 동해안 3개 선거구에서 무소속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눌렀다.
보수색이 강하지만 ‘보수정당 후보가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 곳이라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때문에 선거 입지자들 사이에서도 ‘야당 간판을 달고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무소속으로는 해 볼만 하다’는 정서가 퍼져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2년 전 지방선거 동해시장 선거에 무려 4명의 무소속 후보가 출마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당시 무소속 후보들의 지지율을 더하면 52.4%로 동해시장에 당선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 47.5%보다 높았다.
영서권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지역발전이 더딘 탓에 집권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어느 정도 표심에 반영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홍성구(48) 교수는 “낙후된 지역발전에 대한 여당 책임론에 따라 영동 일부지역에서 정당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이는 타 지역보다 인물론이 잘 먹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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