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국회는 ‘여풍(女風)’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4ㆍ13 총선에서 253개 지역구 중 26개 지역구에서 여성 당선자가 나오며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
14일 개표결과에 따르면 20대 총선에 출마한 지역구 당선자 가운데 여성은 새누리당 6명, 더불어민주당 17명, 국민의당 2명, 정의당 1명 등 모두 26명으로 19대(19명) 국회보다 7석이 늘었다. 이번 총선은 여성 후보들 역시 역대 최고치(98명)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물론 이는 남성 출마자(836명)의 8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 아직 갈 길은 멀다. 1948년 제헌의회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여성 의원은 총 65명뿐이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특히 더민주 여성 후보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추미애(서울 광진을) 당선인은 헌정사상 최초로 지역구 5선에 오른 여성의원이 됐다. 이 밖에도 박영선(구로을) 유승희(성북갑) 김현미(경기 고양정) 당선자 등이 중진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 광진갑의 전혜숙, 강남을의 전현희 당선인은 18대에 이어 재선됐다. 특히 전 당선인은 여당 텃밭인 강남에서 승리, 여의도에 화려하게 재입성했다.

새누리당은 서울 서초갑을 포함해 6개 지역구에서 여성 의원을 배출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혜훈 당선자는 5만4,116표(57%)를 얻으며 이정근 더민주 후보를 꺾었다. 나경원(동작구을), 이은재(강남구병), 박인숙(송파구갑), 박순자(경기 안산단원을), 김정재(경북 포항북구) 후보도 당선됐다. 새누리당은 공천과정에서 비례대표(초선) 의원 가운데 단 1명도 20대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하는 등 여성 후보자들을 홀대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국민의당은 권은희(광주 광산을) 후보가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했다. 권 당선자는 광주와 전남의 여성후보 11명 중 유일한 여성 당선자다. 정의당은 심상정(경기 고양갑) 당 대표가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3선 고지에 올랐다.
반면 낙선의 고배를 마신 여성 후보자들도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최고위원으로 권역별 선대위원장을 지낸 김을동(서울 송파병) 후보와 여성가족부 장관 출신 김희정(부산 연제) 후보가 패배했다. 더민주에서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이목을 끌었던 은수미(성남 중원) 후보가 낙선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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