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질병 관리 중앙 기관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3일(현지시간)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을 유발하는 원인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그 동안 신생아의 머리가 정상 크기보다 작은 소두증의 원인으로 지카 바이러스가 지목됐지만 CDC가 그 상관관계를 명확히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은 “여러 증거를 볼 때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에 더는 의심의 여지는 없다”며 “모기에 몰려 태아의 기형이 촉발되는 상황은 역사에 없던 일”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의 연계성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의 연관성을 입증할 과학적 자료를 확보할 때까지 기다린 CDC는 곧 발간될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시기는 1954년으로 소두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60여년이 지나 중남미 대륙에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한 이후에야 밝혀진 셈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도 7일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은 물론 뇌 신경질환인 길랭-바레증후군(GBS)의 원인이라는 과학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중남미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한 이유로 여러 나라가 확산 저지에 발벗고 나섰지만 미국인 10명 중 4명은 지카 바이러스를 아예 모르거나 거의 듣지 못할 정도로 둔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곧 중남미 지역에서 모기 활동 시기인 여름을 맞는데다, 지카 바이러스도 북미 대륙으로 북상중이라 미국에서 지카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