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수많은 박재호들의 땀과 눈물로 이룬 승리입니다.”
3번의 실패 끝에 부산 남구을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57) 당선자는 목이 맨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반면 새누리당 서용교(48) 후보는 변화의 바람을 넘지 못했다.
박 당선자는 16대 총선부터 남구을에 도전했다. 오랫동안 한 우물을 팠지만 총선결과는 번번히 박 당선자를 외면했다. 17대 총선에서 맞붙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9.77%포인트 차이로 당선됐고 19대 때는 김 대표로의 불출마로 지역구를 물려받은 서 후보에게 패했다.
이번 선거에서 박 당선자는 마지막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지지를 호소했다. 20년 가까이 박 당선자를 지켜본 주민들은 마침내 그의 손을 들어줬다. 박 당선자는 “(오랜 실패가)도와주신 많은 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낸 것 같아 항상 죄송했다”며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은 제게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주신 분들은 남구 주민들이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박 당선자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에는 연민도 섞여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11월 그의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지역주민들도 함께 안타까워했을 정도였다. 실제로 힘들어 한 박 당선자를 일으켜 세운 것은 주민들이었다. 16대 총선부터 주민들과 만나는 일은 박 당선자에게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총선이 없었다면 박 당선자는 더 힘들었을지 모른다.
박 당선자는 “실패하고 넘어지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서민들과 늘 함께 하겠다”며 “한번을 하더라도 자질을 갖춘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주민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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