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이용자가 명령을 내리면 알아서 수행해 주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메신저에 도입한다. 페이스북의 가세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의 AI 개발 경쟁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F8’ 기조연설에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AI 프로그램 ‘챗봇’을 처음 공개했다. 페이스북 메신저에 탑재될 챗봇은 내일 날씨를 알고 싶은 이용자가 메신저에 말을 걸면 일기예보를 찾아 보여주고 새로운 소식을 궁금해하면 주요 뉴스를 요약해 보여주는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또 꽃배달을 명령하면 여러 종류의 꽃을 보여주고 이 가운데 이용자가 선택한 꽃을 스스로 주문해 배송될 수 있도록 해 준다. 저커버그 CEO는 챗봇 도입 배경에 대해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과 같이 업체와도 메신저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은 개발자들이 여러 종류의 챗봇을 만들 수 있도록 개발 도구도 공개했다. 저커버그 CEO는 “우리의 목표는 사람보다 시각, 청각, 언어 등의 이해력이 뛰어난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린 개발자 회의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를 완벽히 이해하도록 훈련시켜 새로운 컴퓨팅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바둑 AI 프로그램 ‘알파고’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구글, AI 슈퍼컴퓨터 왓슨을 개발한 IBM에 이어 페이스북과 MS도 경쟁에 본격 뛰어들면서 ‘AI 시대’ 개막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그는 “VR과 AR이 일반화하면 TV 같은 물건도 앞으로는 1달러(약 1,100원)짜리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앱)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17개의 렌즈가 달린 개발자용 360도 VR 카메라 시제품도 공개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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