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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곳곳서 무너진 지역주의 벽,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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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곳곳서 무너진 지역주의 벽, 희망이 보인다

입력
2016.04.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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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두꺼웠던 지역주의의 벽이 곳곳에서 무너졌다. 새누리당의 아성 대구에서 31년 만에 정통야당 소속 김부겸 후보가 큰 표차로 낙승했고, 역시 야당 계열인 무소속 홍의락 후보도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상상하기 힘들었던 변화다. 대구 못지 않게 새누리당 세가 강한 부산경남에서도 의미 있는 야당 승리가 이어졌다. 반대로 야당의 텃밭인 전남과 전북에서는 새누리당 이정현, 정운천 후보가 승리 깃발을 꽂았다. 이제 망국적 고질병이라는 지역주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음을 일깨운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주의 벽 깨기를 선도한 이는 대구 수성갑의 더민주 김 후보다. 대구의 강남이라는 이곳에서 김 후보는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시종일관 앞섰다. 2012년 내리 국회의원 3선을 했던 경기 군포를 떠나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대구로 내려간 그는 19대 총선과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분루를 삼켰다. 이번에는 달랐다. 새누리당의 유승민 내치기, 진박 마케팅 역풍의 반사이익도 컸지만 대구시민들이 그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 후보의 당선은 더민주 비례대표 출신 무소속 홍 후보의 당선과 함께 대구의 지역주의 극복에 한 획을 그은 일대 사건으로 평가할 만하다.

부산경남(PK)지역에서도 영남 지역주의 균열 조짐이 나타났다. 부산에서 더민주전재수(북강서갑), 김영춘(진구갑), 김해영(연제) 후보 등이 승리한 것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임을 감안해도 김해 갑ㆍ을(갑 민홍철ㆍ을 김경수)을 더민주가 석권한 것은 지역주의 타파 의미가 크다. 당선에는 못 미쳤지만 다수의 더민주 후보가 30~40%대의 높은 득표를 한 것도 이전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변화다.

반대로 호남 정서의 아성인 전남ㆍ북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정운천 후보의 승리는 호남지역도 과거 높았던 지역주의 벽이 무너지고 있음을 상징한다. 2014년 7ㆍ30 재보선에서 지역주의 타파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 후보는 전남 순천에서 선거구 조정의 불리한 여건을 딛고 당선됐다. 전북 전주을에서 금배지를 거머쥔 정 후보는 이명박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출신이다. 두 후보가 이 지역에 분 국민의당 바람에 따른 3자 대결 구도의 덕을 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호남에도 여당후보 한두 명쯤은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음이 확인되는 등 지역주의 균열 흐름도 한층 뚜렷해졌다. 대구에서 부산경남벨트를 거쳐 전남북으로 이어진 U자형 띠에서 지역주의 극복의 분명한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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