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이춘석ㆍ안호영, 전남 이개호 당선자 ‘사지서 생존’
더불어민주당은 정신적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국민의당의 ‘녹색돌풍’에 텃밭을 내줬다. 전체 28석 가운데 더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곳은 고작 3곳. 호남 정치의 상징인 광주(8석)에서는 전패했고, 전남(10석)에서는 담양ㆍ함평ㆍ영광ㆍ장성 단 한 곳뿐이다. 전북(10석)에서도 익산갑과 완주ㆍ진안ㆍ무주ㆍ장수 선거구 2곳만 이겼다. 새누리당이 전남(이정현 당선자)과 전북(정운천 당선자) 각 1석씩을 얻어, 호남에서 더민주당은 의석수로 볼 때 새누리당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처지로 전락하게 된 셈이다. 문재인 전 대표의 막판 읍소도 효과를 내지 못했다.
재선의 국회의원과 재선의 시장이 맞붙어 관심을 끌었던 익산갑에서는 더민주 이춘석(52) 당선자가 국민의당 이한수 후보를 누르고 3선 고지에 올랐다. 법사위 간사와 민주당 전략본부장, 원내 수석부대표 등을 역임하며 왕성한 국회활동을 벌인 이 당선자는 “아들ㆍ딸들이 가족을 이루고 꿈을 이룰 수 있는 익산을 만들겠다”며 “3선 의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흔들렸던 전북 정치가 바로 서도록 진중한 무게의 중심이 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선거구가 조정돼 처음 치러진 완주ㆍ진안ㆍ무주ㆍ장수 선거구에서는 안호영(50) 당선자가 국민의당 임정엽 후보를 제치고 여의도 입성했다. 19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안 당선자는 인구가 적은 진안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유권자가 4배 가까이 많은 완주의 재선 군수를 역임한 임 후보를 예상을 뒤집고 큰 차이로 눌렀다. 선거 막바지에 임 후보의 전과 전력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변호사 출신인 안 당선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 당선자는 “주민과 소통하고 4개 군 모든 지역을 포용하는 ‘첩첩행복’의 새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ㆍ전남에서는 더민주당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이개호(56) 당선자만이 살아남았다. 이 당선자는 출구조사에서 47.5%를 얻어 국민의당 강형욱(48.8%) 후보에게 1.3%포인트 뒤져 2위를 기록했으나 피를 말리는 개표 끝에 당선됐다. 고향인 담양에서 60% 득표율을 얻은 덕분에 강 후보를 따돌렸다. 그는 “녹색바람에도 살아난 것은 의정생활을 열심히 했고 지역민 뜻을 잘 받든 결과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역민 의중을 잘 살피고 성실한 의정생활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행정고시(24회)에 합격해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이 당선자는 2014년 보궐선거에 이어 신승을 거둬 재선에 성공했다.
최수학 기자 shchoi@hankookilbo.com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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