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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친 NC 박석민에게 삼성 팬들이 박수 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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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친 NC 박석민에게 삼성 팬들이 박수 친 까닭은

입력
2016.04.13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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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의 4회초 선두타자 박석민이 솔로홈런을 친 뒤 3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 대구=뉴시스
12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의 4회초 선두타자 박석민이 솔로홈런을 친 뒤 3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 대구=뉴시스

“정말 행복했어요.”

여전히 감동이 가시지 않은 듯 했다. 프로야구 NC 박석민(31)은 “행복했다”는 표현을 힘을 줘 반복했다.

박석민은 지난 1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뒤 삼성의 홈 팬들이 앉아있는 3루를 향해 모자를 벗고 인사했다. 삼성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박석민을 환영했다.

더 인상적인 장면은 4회에 나왔다. 박석민은 NC가 2-11로 끌려가던 4회초 선두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섰고, 삼성 윤성환의 직구를 받아 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홈런을 친 그가 베이스를 돌자 3루 측에서 환호와 함께 박수가 터졌다. 점수 차가 많이 나긴 했지만 상대팀 선수가 홈런을 때려냈는데 응원의 박수가 나온 이색적인 모습이었다.

13일 만난 박석민은 전날(12일)을 떠올리며 “정말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박석민은 2004년 삼성에 지명돼 프로에 입단한 뒤 지난해까지 줄곧 삼성에서만 뛰었다. 지난해는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연말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NC로 이적했다.

유니폼을 바꿔 입고도 박석민은 삼성 팬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드러내곤 했다. 지난해 말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지금까지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삼성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류중일 감독님께 감사 드린다. 너무 감사 드린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평소 ‘그라운드의 개그맨’으로 불릴 정도로 유쾌한 모습을 보여왔던 박석민의 눈물에 진심이 전해졌다.

그는 이적 후 처음으로 대구에 ‘원정’오면서 그간 자신을 응원해줬던 삼성 팬들에게 인사를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 그의 진심에 삼성 팬들도 열렬한 응원으로 화답을 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박석민과 팬들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류 감독은 “선수와 팬들 사이의 교감이지 않을까. 박석민은 팬들이 참 좋아하던 선수다. 열심히 하고, 잘 하고, 몸 개그도 1인자가 아니었나”라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박석민에게는 삼성에서 뛰었던 긴 시간만큼이나 잊지 못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의 첫 경기가 됐다. 박석민은 “팬들이 나를 정말 아껴주시고 반겨주신다는 느낌을 받아서 행복했다.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NC는 5-16으로 대패를 당했다. 박석민은 “팀이 졌다는 건 아쉽긴 했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도 팬들의 응원 소리를 들었을 때 느껴졌던 전율이 가시지 않은 느낌이었다”며 “나중에 영상을 다시 보고도 울컥했다”고 고백했다.

대구=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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