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정량의 40% 넘는 규모
4ㆍ13 총선 이후 아파트 분양시장에 ‘큰 장’이 선다. 건설사들은 혹시 총선 열기에 묻히지 않을까 미뤄뒀던 분양 물량을 4월 중순부터 잇따라 쏟아낸다. 6월까지 예정된 물량만 12만가구가 넘는다. 하반기 6개월 동안의 예정 물량보다 2만가구 가까이 많은 규모다. 올해 분양시장을 가늠해볼 진검승부가 시작되는 것이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총선 이후인 이달 14일부터 30일까지 예정된 아파트 분양물량(임대ㆍ공공분양 제외)은 전국 41개 단지 3만4,927가구다. 4월 전체 물량(5만6,737가구)의 61.5%가 총선 이후 대거 시장에 나오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는 1만9,790가구, 지방에는 1만5,137가구가 각각 예정돼 있다.
봄 분양 대목인 5월부터는 더 많은 물량이 쏟아진다. 5월 한 달 간 전국 5만7,470가구가 등장하며, 6월에도 3만2,998가구가 공급된다. 총선 이후 6월말까지 공급되는 총 물량이 12만5,395가구에 달한다. 이미 이달 공급된 물량을 포함하면 2분기에만 15만 가구 이상이 시장에 쏟아지는 것이다. 이는 올해 연간 분양 예정 물량(31만5,000여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분양대행업체 포애드원의 신경희 팀장은 “총선이 있는 달은 분양시장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아진다고 보고 분양을 최대한 미루려는 경향이 있다”며 “2분기 분양시장이 올해 전체 분양시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국지적으로 목 좋은 단지는 흥행이 이어질 수 있겠지만, 다음달부터는 지방에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전체적으로는 지금보다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인프라가 좋은 물량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은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고 말했고,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양시장 성패는 분양가가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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